칡은 한자로 갈(葛)로 표기하는데, 줄기가 워낙 질겨 ‘질기’라고 부르다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처럼 칡이 되었다. 칙, 칙덤불, 칡덤불이라고도 불린다. 실제 산에서 칡을 보면 넝쿨이 땅에 우거져 풀로 오인하기도 하는데, 줄기가 겨울에 죽지 않고 살아남아 매년 굵어져 나무로 분류된다.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덩굴식물. 일본어로는 'くず', 영어로는 'arrowroot' 혹은 일본어 발음을 딴 'kudzu'라고 부른다.
산기슭의 양지에서 자라는데, 적당한 습기와 땅속이 깊은 곳에서 잘 자라며, 줄기의 길이는 20m이상 뻗쳐있다. 추위에 강하고 염분이 많은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줄기는 길게 뻗어가면서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가고 갈색 또는 흰색의 털이 있으나 새로 생긴 줄기에만 달려있고 곧 없어진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잎자루가 길며 세 장의 작은 잎이 나온 잎이다. 작은 잎은 털이 많고 마름모꼴 또는 넓은 타원 모양이며 길이와 폭이 각각 10∼15cm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얕게 3개로 갈라진다. 잎 뒷면은 흰색을 띠고, 턱잎은 길이 15∼20mm의 바소꼴이다.
꽃은 6~8월에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길이 10∼25cm의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많은 수가 달린다. 포는 길이 8∼10mm의 줄 모양이고 긴 털이 있으며, 작은 포는 좁은 달걀 모양 또는 넓은 바소꼴이다. 꽃의 모양은 나비 모양이다. 양봉가들의 말에 의하면 칡꽃은 길이가 2㎝ 내외에 달하지만, 통이 좁고 깊어서 밀원식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꽃이 피는 시기에 야산에 올라가면 은은하게 풍기는 칡꽃 냄새가 향긋하다.
열매는 협과이고 길이 4∼9cm의 넓은 줄 모양이며 굵은 털이 있고 9∼10월에 익는다.
사방공사 등에서 한때 많이 심었으나 토양이 안정됨에 따라 무성하게 자라서 주변의 큰 나무로 기어 올라가 말라 죽게 하고 있다. 생명력이 워낙에 강하고 주위 다른 식물들의 양분을 죄다 빨아먹는 탓에 칡덩굴이 우거진 곳은 금방 황폐화 된다. 때문에 쓰임새가 많은 식물임에도 국내에서는 유해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칡 제거를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이 있을 정도다. 칡을 제거하는 기계도 개발되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원산지인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임야를 덮어버리는 골치 아픈 식물이라 칡 제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칡 자체는 가축 사료로 사용하여 왔고, 껍질은 벗겨서 섬유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한때는 벽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섬유 자원이기도 하였다. 조선 세종 때는 일본어 역관 윤인보와 윤인소가 일본에서 칡뿌리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자 전국에 칡뿌리를 캐서 먹는 법을 퍼뜨리면서 구황작물로 식용되었다.
칡꽃은 주독을 없애고 하혈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민간약으로 애용되었다. 또, 뿌리에는 전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흉년에는 구황식품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따라서 조선시대에는 각 가정에서 칡뿌리를 채취하여 전분을 내어 말려두었다가 가루로 만들어, 묵·죽·응이 등의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갈근(葛根)이라는 약재로 쓰며, 발한, 해열 등의 효과가 있어서 한의학에서는 감기에 대해서 갈근탕이라는 처방을 한다. 칡은 간에 좋으며 피로를 푸는데 효율적이다. 칡즙을 복용할 경우 한달간 먹고 다시 한달간 끊는 게 효율적인데 아무리 약이라도 몸에 좋다는 이유로 몸에 과용하면 간이 좋아지긴 하겠지만 반대로 간이 칡즙을 해독하지 못하고 영양분이 배출되거나 간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뿌리의 녹말은 갈분(葛粉)이라 하며 갈분떡을 만들거나 녹두가루와 섞어서 갈분국수를 만들어 식용하고, 줄기의 껍질은 갈포(葛布)의 원료로 쓰인다. 생 칡뿌리에서는 쓴맛과 함께 단맛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갈화라 부르는 꽃부분은 말려서 차처럼 끓이며 뿌리를 삶은 물은 칡차로 마시기도 하고, 뿌리에서 짠 칡즙도 건강식품으로 소비된다.
또한, 알코올 중독과 숙취 해소에 좋을 뿐 아니라, 에스트로겐 성분이 여성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며 칡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안정시키고 고혈압을 낮춘다고 한다.
칡은 식용식물 중에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가장 많이 함유돼있어 갱년기 여성들의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도 도움 된다. 칡의 중의 주요성분 중 하나인 카테킨은 사염화탄소로 유도된 간의 과산화지질 형성을 방지해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칡은 변비, 혈압, 당뇨, 탈모 치료에도 효과가 있고 심장질환 치료에도 좋다. 한방에서는 통풍 치료에 칡을 많이 쓴다.
칡의 원액은 매우 쓴맛이 나며 끝에 은은하게 단맛이 퍼진다. 물에 1:1로 타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칡에는 당분, 단백질, 비타민, 섬유질, 철분, 인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다. 칡의 효능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을 보면 ‘칡은 주독을 풀어주고 입안이 마르고 갈증 나는 것을 멎게 한다’고 나와 있다. 사람이 술을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찌꺼기인 알데히드가 생기는데 칡뿌리는 알데히드를 54% 정도 줄여준다. 또 칡가루가 알코올의 농도를 변화시키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빨리 떨어뜨려 술을 빨리 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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