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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룽나무, 아홉마리 용

봄의 나무와 꽃

by 소우행 2019. 10.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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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계곡 주변이나 강가에서 제일 먼저 연록의 새순을 틔워서 눈길을 사로잡는 나무가 있다. 봄이 깊어지면 나무 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여 눈이 내린 듯도 하고 구름이 피어나는 듯도 하다. 잎이 없는 겨울이면 이리저리 얽힌 무수한 가지들로 인해 하늘을 쳐다보는 이들에게 금방 눈에 띄는 나무가 바로 귀룽나무다.

 

귀룽나무 꽃

낙엽활엽교목으로 높이가 15m까지 자란다. 어린 가지를 꺾으면 냄새가 난다.

수피는 흑갈색으로 세로로 벌어진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밑은 둥글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뷸규칙하게 있다. 잎 표면에는 털이 없고 뒷면에 털이 있고, 회갈색이며 자루 끝에 꿀샘이 있다.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피며 지름 1~1.5cm로서 백색이고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꽃차례는 약간 밑으로 처지며 길이 10~15로 털이 없고 밀선이 있다. 꽃받침잎과 꽃잎은 각각 5개이다. 귀룽나무 꽃은 향기가 강해서 멀리서도 맡을 수 있다. 꽃은 요란하게 달린다. 꽃말은 사색이다.

 

열매는 핵과로 둥글고 6~7월에 익는다. 핵은 주름이 있으며 과육은 떫다. 열매는 원추형 모양이고 벚나무 열매와 닮았다. 가을에 검정색으로 익는다

 

귀룽나무는 아홉 마리의 용을 의미하는 구룡목(九龍木)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귀롱나무라는 기록도 발견되니 귀롱’, ‘귀룽등으로 음운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굽이치듯 보이는 수많은 잔가지나 검은 비늘 같은 수피에다 뒤틀리듯 자란 거목을 볼 때면 용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떠올린다.

 

또 의주의 구룡이란 지역에 많아 구룡나무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나무에 워낙 많은 꽃이 피기 때문에 이른 봄 연두빛과 어울린 하얀 구름같아 구름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귀룽나무는 작은 가지와 잎을 약용에 사용하는데 생약명은 구룡목으로 맛이 쓰고 맵고 약성은 찬 성질이 있다. 성분은 정유와 타닌 당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거풍, 진통, 지사, 지혈의 효능이 있고 근골동통, 요통, 관절통, 척추질환, 습진, 버짐,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한편 열매는 비장을 도와주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

 

가지를 꺽으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파리가 이 냄새를 싫어하여 옛날엔 파리 쫓는데 이용되었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열매는 날것으로 먹으며 잔가지를 말린 것을 구룡목이라 해서, 민간에서는 이것을 끓여 체증 치료에 쓰고, 생즙을 습종 치료에 쓴다.

 

나무의 재질은 벚나무류와 비슷하고 기구재, 조각재, 땔감 등으로 쓴다.

 

귀룽나무 열매

불교의 연중행사로 관불회라는게 있는데 석가 탄생 때 구룡이 하늘에서 내려와 향수로 석가의 몸을 씻고, 지하에서 연꽃이 솟아올라 그 발을 떠받쳤다고 하여 공동으로 제사 지내는 의식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평안북도 운산군의 구룡강, 금강산의 구룡폭포를 비롯하여 곳곳에 구룡이란 이름이 많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의주의 압록강변에 구룡연이 있었으며 여기에는 세종 때 구룡봉화대가 설치되었었다.

 

창덕궁과 창경궁의 조선조 궁궐 여기저기에 귀룽나무가 특히 많은 것은 육진을 개척하는 등 유난히 북방 민족의 침입을 막는 일에 골몰하였던 조선 초기의 정책적 배려와도 상관이 있지 않았나 추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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