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피는 흰 꽃의 모양은 배꽃과 비슷하고, 가을에 볼 수 있는 붉은빛의 자잘한 열매는 크기가 팥만 하다. 열매를 잘라보면 배와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졌다. 팥만 한 배가 열려 팥배나무라고 한다. 팥배나무는 장미과 식물로 감당이라고도 한다.
낙엽활엽교목으로 키는 15m까지 자란다. 수피는 회갈색이거나 흑갈색이고 껍질눈이 발달했다. 참나무속 수종과는 경쟁이 되지 않으며 전국 어디에나 참나무 군락 아래 자리 잡아 넓게 분포한다.
수피는 회갈색이며 가칠가칠한 피목이 세로로 나있다. 수령이 오래될수록 터진 살처럼 길고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나무에서는 수액이 흘러나와 주변의 돌이나, 다른 나무 밑동에까지 검게 물들인다.
어린 가지는 자줏빛이 난다.
잎은 넓은 계란형 또는 타원형으로 어긋나기로 달리며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겹톱니가 있다. 표면은 초록색이고 뒷면은 진초록이다.
꽃은 5월에 가지 끝의 산방꽃차례에서 6~10개의 흰색 꽃이 모여 핀다. 지름 1cm 정도이다. 이 꽃이 배꽃과 닮았고 열매는 배와 달리 팥처럼 작아 팥배나무라 부른다.
열매는 9월에 여는데 지름 1cm 정도 되며 팥 모양과 비슷한 타원 모양이며 빨갛게 익는다. 열매를 달고 겨울을 난다.
햇볕을 좋아하나 그늘에서도 잘 자라며 내한성, 내건성이 있으나 내공해성과 내병충성은 약한 편하다. 평원지대의 음지나 메마른 능선, 계곡에 주로 서식한다. 벌과 새들의 유인식물로 생활주변 정원수, 공원수, 가로수로 알맞다.
봄의 끝 무렵, 가지 끝마다 배꽃처럼 하얀 꽃이 듬성듬성 평면으로 가지런하게 모여 핀다. 초여름, 흐드러진 흰 꽃송이는 깊은 꿀샘으로 벌들을 유인한다. 명료하고 독특한 잎들은 푸르른 신록을 장식한다. 가을에는 작은 열매가 붉게 익어 팥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팥배나무다.
가을이면 빛의 노출에 따라 선홍색 곱디고운 빛깔로 물들어간다. 가지 끝마다 조롱조롱 달려 있는 앙증맞은 붉은 열매는 흰눈이 내리는 겨울까지 나무 전체를 덮어 관상의 아름다움을 주면서 새들을 유인한다. 새들에게 주고도 남을 만큼 자손을 남긴다.
열매가 워낙 많다 보니 겨울철 산새들에게는 좋은 양식이 되고 있다. 특히 박새나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등이 팥배나무 열매를 좋아한다. 열매가 많아 겨울과 초봄에 다양한 새를 불러들일 수 있는 나무로, 정원이나 학교 숲을 조성하는데 많이 심겨진다. 많이 열리는 양으로 이듬해 봄이나 여름까지 열매가 남아 있다.
표면에 흰 점이 있는 팥배나무 열매는 먹을 수는 있지만 별맛이 없어, 식용보다는 약재로 사용한다. 열매는 만성피로 증후군의 약용으로 사용한다.
나무껍질을 이용하여 한지에 황색 물들일 때 사용했고, 나무의 결이 좋고 단단하여 가구나 공예품을 만든다. 줄기가 강하고 쉽게 썩지 않아서, 옛날 사람들은 울타리를 쌓거나 강둑을 막는데 사용했다.
눈이 나무를 하얗게 덮은 모습 같은 팥배나무 숲이 서울에 있다. 서울시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은평구 봉산 팥배나무 군락지이다. 5월이면 숲 전체를 하얀 꽃으로 덮는 꽃동산의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가을이면 빨갛게 익은 팥배나무 열매가 보석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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