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힘든 세월이다. 코로나로 소상공인들과 서민들이 너무나 힘들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간다. 코로나만 벗어나면 좋아지라는 희망도 꺼져 가는 모닥불 연기처럼 희미하게 사라져 간다.
무엇으로 버터야 할까. 저 깊이 들어있는 아득한 어린 시절 가졌던 한 줌의 희망까지 끄집어내어 본다.
모소대나무는 우리에게 한 가닥 삶의 빛줄기를 보여준다. 모소는 한자로 毛竹이다. 즉, 털 대나무이다. 아니 털 같이 연약한 대나무가 우리에게 무슨 삶의 희망일까?
여기에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모소(moso) 대나무는 4년을 키워도 자리지 않는다. 죽순 그대로이다. 4년간 지켜보면서 돌보아도 그대로이다. 웬만한 사람이면 포기하고 돌아서 버린다.
4년간 열심히 교육하여도 느는 게 없다면 포기하지 않겠는가. 4년간 조그만 가게를 열심히 했는데도, 손님이 늘지 않으면 접지 않겠는가.
4년간 밤낮 공부했는데 시험에 번번이 떨어지면 포기하지 않겠는가. 4년간 온갖 애를 쓰고 돌보았는데도 조금도 호의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만 포기하지 않겠는가.
모소대나무는 4년을 지난 순간부터 급격히 달라진다. 하루에 30cm씩 자란다. 2달도 안 되어 15m 높이의 거대한 대나무가 된다.
원래 DNA가 빨리 자라게 되어서 그런 건 아닐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모소대나무는 4년 동안 자랄 준비를 한다. 6주 만에 폭풍 성장을 하려면 영양분을 무지 공급해야 한다.
모소대나무는 4년 동안 땅속에서 뿌리를 뻗는다,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위를 뚫고, 땅을 파헤치며 뿌리를 뻗어 나간다.
4년 동안 땅속에서 매일 매일 장엄한 일이 벌어진다. 모소대나무는 안다. 당장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긴 장래를 준비하는 게다.
우리의 삶도 오늘 당장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치이고, 당하고, 아픔에 지쳐도 우리는 뿌리를 뻗어 나간다. 웬만한 고난에는 꿈적하지 않는 맷집을 키워나간다.
“이 정도야‘ 그리고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 힘을 키워나가다, 어느 때 그 시간이 온다. 이때 실력이 나타난다. 모소대나무처럼 하루에 30cm 이상 자란다.
빨리 자라는 나무 중에 포플러가 있다. 속성으로 자라기 때문에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심었던 나무이다. 지금은 중국이 고속도로 주변에 많이 심고 있다. 속성으로 크기 때문이다.
포플러는 빨리 자라는 대신에 수명이 짧다. 더구나 뿌리가 깊게 내리지 못해 태풍이 오면 쉽게 넘어진다. 그러나 모소대나무는 워낙 뿌리를 단단히 내려 폭풍에도 끄덕이 없다.
대나무는 빨리 자란다. 대나무의 특징이 속이 비어있다. 속을 채우지 않으니 영양분을 자라는데 집중할 수 있다. 집중이 뛰어나다.
비우지 않으면 자라지 못한다. 나의 아집, 내가 쌓은 작은 경험, 지식 들 모두 비워야 자란다. 대나무는 우리에게 비우라고 말한다.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모소대나무처럼 뿌리를 뻗는다. 아무 성과가 없고, 보이는 과실이 없어도 묵묵히 뻗어 나간다. 그리고 때가 오면 하늘로 뻗는다.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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