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가 되면 북유럽 지방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여름이 아주 짧은 스웨덴에서는 하지 축제(Midsommardagen)가 열린다. 이때는 오전 2시에 날이 밝아 20시간이나 해가 지지않는 백야의 절정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하지가 되면 그 즈음해서 장마가 시작된다. 논에 모내기를 다 끝내고 모가 푸릇푸릇 자라 올라오기 시작하면 농사를 짓지 않고 놔둔 밭에는 하얀 개망초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산기슭에는 개쉬땅나무 가지마다 순백의 꽃 무더기가 수북이 피어난다.
개쉬땅나무는 이름이 좀 고상하지 않지만,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나무이다. 꽃이 귀한 시기에 수많은 꽃송이를 무더기로 피워서 아름다운 풍광을 제공하며, 또 벌들에게 귀한 밀원식물으로 이용된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꽃은 구충, 치풍, 보혈에 효과가 있으며, 줄기 껍질은 가을에 채취하여 말려서 차로 만들어 복용하면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그뿐만 아니라 개쉬땅나무의 씨로 짠 기름은 경유보다 엔진 출력을 높여주고 배기가스 배출은 경유의 반밖에 안 되는 환경 친화 기름이다. 기름을 짠 찌꺼기는 사료로 쓸 수 있다.
개쉬땅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이다. 키는 2~3m 정도이며,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다. 줄기는 땅에서 여러 줄기로 올라와 큰 포기를 이룬다.
잎은 우상복엽으로 어긋나며 바소꼴 모양으로 잎끝이 뾰족하고 겹톱니가 발달했다. 잎의 뒷면에 별 모양의 짧은 털이 있고, 단풍은 곱지 않은 편이다.
꽃은 6~7월에 흰색으로 가지 끝에서 원추형으로 피고, 여름 동안 계속 피면서 향기가 좋아 밀원이 된다. 꽃은 양성화이고 꽃받침이 5장, 꽃잎이 5장이다.
열매는 10월에 꽃이 진 자리에 길이 6㎜ 정도의 열매가 털이 밀생되어 익으며, 조랑조랑 달린 모습이 수수 열매를 떠올린다. 열매 이삭은 골절, 타박상 치료에 효과가 있다.
개쉬땅나무는 이름이 열매 모양에서 유래했는데 열매가 맺힌 모습이 마치 수수 이삭처럼 보인다고 해 쉬땅나무로 부르게 됐다. 평안도와 함경도에서는 수수깡을 ‘쉬땅’이라 부른다. 그런데 쉬땅이 아니어서 접두사 ‘개’가 붙어 개쉬땅나무가 되었다.
개쉬땅나무는 우리나라 중부이북의 계곡 주변, 산기슭의 습한 곳에서 자생하며 중국 북동부, 시베리아,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쉬땅나무라고도 한다.
공해와 추위에 잘 견디고 수세도 강하여 화단이나 도로변에 심으며, 공원수로, 조경수로도 많이 심는다. 어린나무를 옮겨 심어도 그해에 꽃을 볼 수 있다.
쉬땅나무는 양지를 좋아하나 음지에서도 강하고, 습지를 좋아하나 건조한 곳에서도 무난히 견디는 환경 적응성이 뛰어난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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