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서어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주로 경상남도, 전라남북도, 제주도 등에 자생한다. 서어나무에 비해 따스한 기후를 좋아해 남쪽 지방에서 자란다.
개서어나무라는 이름은 서어나무와 비슷하지만 다르다는 의미의 ‘개’가 들어갔다. 서어나무의 한자어인 서목(西木)에 개를 뜻하는 구(狗)를 붙여 구서목(狗西木)이라고 한다.
개서어나무는 그동안 민간요법에서 초봄에 채취한 수액을 견풍건(見風乾)이라 하여 골다공증 치료에 써왔다.
개서어나무의 추출물이 환경 유해물질로부터 뛰어난 세포 보호 효과가 있음이 최근 밝혀졌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먼저 자외선차단제를 시작으로 마스크팩, 모발 제품 등에 관련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안티폴루션 화장품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이 밝혔다. 미세먼지로 손상된 피부 회복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개서어나무 추출물은 줄기와 잎을 추출한 후 가공하여 사용한다.
개서어나무는 낙엽활엽교목으로 높이 15m, 지름 70cm이다. 껍질은 회색, 작은 가지는 털이 있고, 흰색 피목이 산재한다.
산의 나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성이 달라지는데 개서어나무, 서어나무 등이 최후로 남는 나무들이다. 이런 종류의 나무를 극상림이라고 한다. 산은 처음에 지의류가 자라다 풀이 차지하고, 그러다 떨기나무가 숲을 차지하기 시작한다.
햇빛을 좋아하는 소나무가 풀과 떨기나무 사이에서 자라 숲을 이루다가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참나무가 점점 세를 넓혀간다. 우리나라 산에도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류가 차지하는 곳이 많다. 그러다 최후로 서어나무 종류가 숲을 지배한다.
개서어나무는 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키가 크기 때문에 기회를 엿보다 소나무를 누르고 햇빛을 차지하며 세를 넓혀간다.
잎은 2줄로 어긋나고 타원형 또는 달걀꼴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꼴의 가늘고 뾰족한 톱니가 있다. 표면과 뒷면 맥 위에 누운 털이 있으며, 잎자루는 길이 8~12mm이다. 어린잎과 잎자루에 털이 있다.
꽃은 단성화이며 4월에 한 나무에서 잎이 나는 것과 동시에 암꽃과 수꽃이 꼬리모양꽃차례로 달린다. 수꽃은 한 포안에 1송이씩 달리고, 4~8개의 수술이 있다. 암꽃은 각 포안에 2송이씩 달리고, 각각 1개의 지방과 2개의 암술대가 있다.
꽃이 피었을 때 포의 색상을 보고 개서어나무와 서어나무를 구분할 수 있다. 개서어나무는 암꽃과 수꽃의 포 색상이 연녹색이다. 서어나무는 포 색상이 붉은색이다.
열매는 작은 굳은 껍질에 싸인 소견과(小堅果)로써 9~10월에 익으며 씨방 아래에서 자라 나오는 과포에 싸인 열매가 한쌍을 이룬다. 과포의 모양은 긴 반달꼴이다.
번식은 가을에 익은 종자를 채취하여 1월에 노천매장하였다가 봄에 파종하면 묘목을 얻는다. 어린 싹은 어느 정도 음지에서도 자라나, 자라면서부터는 볕을 좋아한다.
개서어나무는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며, 높이 150∼1,000m의 산허리 이하의 수림 속에서 자란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짙은 그늘을 주며 수형이 깔끔하여 정원수 또는 공원의 미화 수목으로 심기도 한다.
목재는 탄력성이 있고 치밀하고 굳어서 잘 쪼개지거나 비틀리지 않아 기구재, 세공재, 완구재로 적합하다. 개서어나무를 영어로 아시안호른빔(Asian hornbeam)이라고 하는데, 호른은 짐승의 뿔을 뜻하고 빔은 나무를 의미한다. 그만큼 목질이 단단해 ‘뿔나무’라는 뜻이다.
개서어나무는 표고버섯을 재배할 때 버섯나무로 쓰이기도 했지만, 참나무보다 버섯 생산량이 떨어져 많이 쓰이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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