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는 우리 생활과 무척 친한 나무이다. 농촌에서 자란 사람 중 어릴 때 싸리로 만든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아본 추억이 있는 분도 있을 것이다.
싸리나무는 우리 농경 생활에 쓰이는 많은 기구를 만들어 썼다. 채반, 소쿠리, 광주리, 삼태기, 다래끼, 울타리, 사립문 등. 지금은 플라스틱이 이를 대체하고 있어 안타깝지만, 더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기구인지 모른다.
채반을 만드는 싸리나무는 오래된 나무가 아니고 올해 갓 자란 싸리를 꺾어 와 쇠죽을 끓일 때 같이 삶아 껍질을 벗겨낸다. 껍질을 벗겨낸 싸리를 단으로 묶어 흐르는 도랑물에 한 이틀 담가두면 뽀얗게 색이 변한다. 그리고 채반을 만들었다.
소쿠리나 삼태기는 좀 굵고 튼튼한 싸리를 가지고 엮어 잡동사니를 쓸어 담고, 지게에 얹어 쇠똥을 담아 밭에 거름으로 쓰는데 요긴한 농기구였다.
집에서 마당을 쓰는 큰 빗자루는 대나무로 만들었지만 작은 빗자루는 싸리로 많이 만들어 썼다. 예전 학교에서는 일 년에 한, 두 번 싸리 빗자루를 만들어 가지고 오라는 숙제도 있었다. 군에서 눈을 쓸 때 싸리 빗자루가 아주 유용하다.
그뿐만 아니다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싸 온 도시락을 먹을 때 싸리나무를 꺾어 젓가락을 만들어 먹곤 하였다. 울타리나 사립문을 싸리를 엮어 만들어 놓은 집도 많이 보였었다.
싸리는 농기구뿐만 아니라 식용하는데, 잎과 꽃대를 끓는 물에 데쳐 나물로 먹거나, 열매를 가루 내어서 떡이나 수제비로 만들어 먹었다. 또 약재로 쓰는데 잎이나 뿌리를 달이거나 즙을 내어 마시기도 한다.
싸리는 낙엽활엽관목으로 높이는 1~2m 정도이다. 오지에서 자란 것은 높이가 3m에 지름이 3㎝ 내외에 달하는 것도 있다.
싸리는 꽃싸리, 참싸리 등 대략 20여 종이 있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은 흰싸리라고 하며, 잎의 뒷면에 털이 밀생하여 흰색으로 보이는 게 털싸리인데 해변에 보인다. 싸리의 학명은 Lespedeza bicolor TURCZ.이다.
싸리의 작은 가지는 능선이 있고 검은 갈색이며, 눈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목재는 연한 녹색이고 골속은 희며 충실하게 차 있다.
잎은 3개의 작은 잎으로 된 복엽이다. 작은 잎은 둥근 달걀 모양으로, 가장자리는 매끈하며 길이는 2~4cm 정도이다.
꽃은 연한 분홍빛 또는 연한 보랏빛 꽃이 6∼8월에 피고 총상꽃차례를 이루면서 달린다. 꽃이 많이 피는 나무라서 꽃이 피면 많은 꿀벌이 날아오는 밀원 식물이기도 하다.
열매는 협과로 씨가 들어 있는 꼬투리는 넓은 타원형으로 끝이 부리처럼 길고 꼬투리 속엔 콩알을 닮은 씨 하나가 들어 있다. 씨는 갈색 바탕에 짙은 빛깔의 반점이 있다.
싸리나무 씨는 단백질과 전분, 지방질이 많고 여러 가지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귀한 구황식물이었다.
싸리나무는 생약명으로는 호지자(胡枝子)라 하며, 약성은 평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싸리나무 잎에는 알칼로이드, 플라보노이드, 아스코르빈산이 많이 들어 있고, 껍질과 줄기에는 사포닌이 들어 있으며, 뿌리껍질에는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다.
싸리나무 잎은 머리의 열을 내리고 두통을 완화 시킨다. 잎을 먹는 방법은 봄에 부드러운 잎을 따서 건조한 후 10~15g을 물 1리터에 반이 되도록 달여 하루에 3번 나누어 마신다.
싸리나무 씨와 뿌리껍질을 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나며 쉽게 피곤해지지 않는다. 줄기나 뿌리껍질을 말려서 가루 내어 밀가루에 섞어 수제비나 칼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봄철에는 어린잎을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었고, 가을에는 씨를 받아서 가루로 만들어 죽을 쑤어 먹고 밥에 섞어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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