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노화가 없는 나무, 은행의 효능

은행나무는 참 친근한 나무이다. 가로수로 많이 심겨있어 가을이 무르익으면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두 갈래로 갈라진 잎이 특이하여 책에 꽂아놓기도 한다. 은행나무는 한자로 銀杏이라고 쓰는데 은빛 나는 살구씨와 닮아 이렇게 이름 붙였다. 서양 사람들도 은빛 나는 살구하고 하여 Silver apricot라고 부르기도 한다. 본명은 아니다.

 

은행나무는 지구상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나무로 2억년 이상 변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공동연구팀이 밝혀낸 바에 의하면 은행나무는 노화를 겪지 않는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나이가 들어 죽지 않으며, 단지 바람이나 불, 벌목 등 사고에 의해 죽을 뿐이다. 질병 저항력도 젊은 나무나 오래된 나무나 동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는 용문사에 있는데 수령이 1,100~1,500년으로 추정된다. 높이는 42 m이며, 뿌리 부분의 둘레 길이는 약 15 m에 달한다.

 

은행나무의 본명은 스웨덴의 식물학자 리나이우스가 일본에 살 당시 은행나무의 학명을 붙일 때 일본말 깅꼬를 잘 발음을 못해 Ginnan으로 표기했다. 그래서 은행나무의 속명이 그대로 굳어졌다. 

 

은행나무는 중국과 한국에 있고, 제주도에서부터 함경도까지 자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고 있는 은행나무는 산에서 자연스럽게 큰 것이 아니고 다 사람의 손으로 심은 것이다. 은행나무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은행나무가 있으면 사람이 있거나 살았던 곳이라는 의미이다. 지금은 극동지방에 분포하고 있지만, 고생물학으로 보면 전 세계에 분포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형은 낙엽교목으로 높이가 60m, 지름이 4m까지 자란다. 

수피는 회백색이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잎은 부채모양이며, 가지에서는 어긋나고 잔가지에서는 3~5장 달린다.

암수 다른 그루로 봄에 짧은 가지 끝에 암솔방울과 수솔방울이 각각 달린다.

 

열매는 씨앗을 싸고 있는 겉씨껍질이 노란색으로 익으면 물렁해지며 고약한 냄새가 난다. 단단한 속껍질을 쪼개면 나오는 황록색의 알맹이를 구워 먹는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은행나무는 중국 북송 때 구양수의 시에 처음 등장한다. 은행이 북송 때 처음 등장하는 이유는 은행 열매가 조공품이었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은행이라 하지 않고 암각수라고 불리었다. 암각수의 의미는 잎이 오리발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또 다른 이름은 공손수라고 하는데 공은 천자 다음의 직책인 공이고 손은 손자라는 의미이다. 즉, 손자 대에 열매가 열리는 귀중한 나무라는 뜻이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로 구분된다. 그러나 묘목을 보고 이 나무가 암나무다라고 구분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커 봐야 알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암나무와 수나무를 번갈아 심어서 열매를 맺게 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암나무의 가지를 꺽어서 심으면 암나무가 되고, 수나무의 가지를 꺽어서 심으면 수나무가 된다. 물론 DNA를 분석하면 묘목이라도 암수를 구분할 수는 있다.

 

세계에서 최고 오래된 은행나무는 중국의 산동성 거현 부래산 정림사의 은행나무로 3,000살이 되었다고 하니 청동기 시절부터 있던 나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은행나무는 유교 문화와 밀접하다. 행단이라고 은행의 행자와 같은 한자를 쓰는 단인데, 중국 산동성 공자의 묘 앞에 있는 단의 이름이다. 성균관에 심어 있는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경북에 소수서원에도 은행나무가 심어 있다.

 

은행나무는 내공해성이 강하여 가로수에 많이 심어졌다. 그러나 최근 은행알이 떨어져 썩으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자 기피하는 나무가 되어 가고 있다.

 

우리가 즐겨먹는 은행은 비타민 C가 함유되어 감기 예방에 도움을 주고, 진해거담 작용이 있어 천식 완화에 효과가 있어 폐와 기관지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또 비타민 A, E와 칼륨 함량이 높아서 정상 혈압 유지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은행 열매에는 장코플라톤 성분이 있는데 혈관 속의 피가 뭉치는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