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는 봄꽃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나무 중의 하나이다. 쌀쌀한 겨울바람이 채 물러가지도 않는 3월에 잎이 나지 않은 가지에서 노란 꽃이 피어난다.
생강나무라는 이름은 생강이 나서가 아니라 가지를 꺽어 냄새를 맡으면 생강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양념으로 사용하는 생강은 생강과에 속하는 풀의 일종으로 생강나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생강이 귀하던 시절에는 말린 생강나무 잎을 가루로 만들어 생강 대신 쓰기도 했으며 어린잎을 따서 차를 끓여 마시기도 했다. 그리고 보면 전혀 생강과 관련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으로 6m까지 자란다. 녹나무과에 속하는 만큼 어린 가지의 색깔이 녹색을 약간 띠는 특징이 있다. 학명은 Lindera obtusiloba이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 또는 넓은 달걀 모양의 원형이며 길이가 5~15cm, 너비 4~13cm로 꽤 크다. 윗부분이 3~5개로 얕게 갈라지고, 3개의 맥이 있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자루는 길이가 1~2cm이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이른 봄에 산속에서 가장 먼저 노란 꽃을 피운다. 3월에 잎이 나기 전에 피고 꽃자루가 짧아 가지에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뭉쳐 꽃대 없이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이 필 때 짙은 향내가 난다.
수꽃은 화피 조각 6개와 9개의 수술이 있고, 암꽃은 화피 조각 6개와 1개의 암술, 헛수술 9개가 있다. 작은 꽃자루는 짧고 털이 있다.
봄에 비슷한 시기에 피는 노란 꽃 산수유, 개나리랑 헷갈리기도 한다. 개나리와는 꽃 크기부터 다르므로 쉽게 구분되지만, 산수유와는 많이 혼동된다. 작은 꽃이 긴 꽃대에 매달려 피어나면 산수유고 꽃대 없이 뭉쳐서 피면 생강나무이다.
열매는 장과이고 둥글며 지름이 7~8mm이고 9월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가을에 생강나무가 단풍이 들면 곱게 물든 샛노란 잎이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빨간 단풍잎만 가을을 물들이는 것이 아니다.
생강나무는 꽃과 잎, 줄기에서 생강 향이 난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생강을 새양이라고 표현하는 곳에서는 새양나무라고 불렀다. 생강을 몰랐던 사람은 이 나무가 3월에 빨리 꽃이 피기 때문에 아기나무라고도 불렀다.
강원도와 중부이북 지방에서는 생강나무를 산동백, 개동백, 동박나무 등으로도 부른다. 이는 동백나무가 예전에 열매에서 기름 짜는 것이 중요한 쓰임새였는데 동백나무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만 자라므로 추운 지방에서는 이 생강나무의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강원도가 고향인 김유정의 동백도 바로 이 생강나무를 말한다.
오래전부터 잎이나 껍질을 약으로 써왔다. 꽃이나 나뭇가지를 우려내어 차로도 먹는데, 매운맛이 난다고 한다. 차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재배가 불가능하고, 값도 비싸 대용으로 끓여 마시기도 했다.
생강나무는 타박상이나 어혈, 멍들고 삔 곳에 좋은 효력이 있다. 나무를 달인 것을 늘 조금씩 마시면 두통, 기침, 복통 등에 효과가 있다. 생강나무는 아이 낳고 나서 몸조리를 잘못해서 생기는 산후풍에도 효험이 있다.
생강나무의 씨앗도 효과가 좋은데 까맣게 익은 씨앗을 술에 담가 두었다가 마시면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황달에도 효과가 있다.
산골에서는 봄에 새순이나 어린잎을 채취하여 나물로 무치거나 찹쌀가루를 묻혀 튀겨서 새큼한 향을 즐기는 좋은 먹거리이다.
생강나무는 우리 산야에서 자라며 품종은 고로쇠생강나무(L. obtusiloba for. quinquelobum Uyeki), 둥근잎생강나무(L. obtusiloba for. ovata T.B.Lee), 털생강나무(L. obtusiloba for. villosum Nakai)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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