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벽나무는 줄기의 두툼한 껍질을 벗겨내면 개나리의 샛노란 꽃잎보다도 더 선명한 색깔의 속이 드러난다. 나무 이름은 이 속껍질의 색깔에서 따온 것으로 황백나무, 황경나무, 황경피나무 등으로도 불린다. 학명은 Phellodendron amurense RUPR이다.
황벽나무는 운향과의 낙엽활엽교목이며 높이 15m 정도로서 굵은 가지가 사방으로 퍼진다. 수피는 연한 회색이며, 코르크가 발달하므로 깊게 갈라진다. 성숙한 가지는 누른빛이 도는 회색이고 내피는 밝은 황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가 20∼40㎝이며, 1회우상복엽으로 난형 혹은 난상 피침형이며 잎끝은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는 둥근 톱니가 있거나 밋밋하다. 소엽은 좁은 난형 또는 난상 장타원형이며, 길이 5∼10㎝, 너비 3∼5㎝로서 끝이 꼬리처럼 길게 뾰족하고, 밑부분은 둥글며,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분백색이다.
꽃은 암수가 딴 그루에 달리고 5월 무렵에 황색 꽃이 가지 끝에 달린다. 꽃은 짧은 대가 있고 길이 6㎜ 정도이며, 꽃잎과 꽃받침은 각 5∼8개씩이고 꽃받침은 길이 1㎜, 꽃잎은 길이 4㎜로서 수술대의 밑부분과 더불어 안쪽에 털이 있다.
열매는 핵과인데 검고 둥글며, 분과는 5개로서 각 1개씩의 종자가 들어 있으며 9월에 성숙한다. 열매는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남아 있다.
황벽나무는 주로 깊은 산에 많은데, 한국에서는 전남을 제외한 각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 아무르 등지에 분포한다.
황벽나무의 노란 속껍질에는 벨베린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알카로이드의 주성분인 벨베린은 폐렴균, 결핵균, 포도상구균 등의 발육저지작용과 살균작용이 있다.
한방에서는 생약명을 황백(黃柏)이라고 하며 약성은 차고 쓰며, 건위, 청간, 정장, 조습, 해독, 수렴, 살균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소화불량이나 위염, 장염, 설사 등의 증상에 사용한다. 식욕을 촉진하는 효과까지 있다. 최근에는 노인성 치매 개선과 건망증에 대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안 껍질을 햇볕에 말려 두었다가 노란 물을 들이는 재료로 이용했다는 내용이 조선 후기 부녀자들의 생활 지침서인 [규합총서]에 기록되어 있다.
한편 현존 최고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리니경(국보 제126호)이 1200년이나 온전하게 보존된 비밀이 황백자라는 황백나무 열매에 있다. 다라니경을 만든 종이는 좋은 닥나무 껍질을 사용하여 만드는데 종이를 만드는 최종과정에 황벽나무 열매에서 채취한 황색 색소로 착색하였다.
이 성분은 벌레나 세균의 침입을 막고 먹의 번짐을 차단하는 한편 향내를 풍김으로써 종이의 품질을 높인 것이다. 그래서 천년을 넘어도 종이의 질이 보전되어온 것이다.
황벽나무는 나이가 10년만 넘어서면 줄기에는 두꺼운 코르크가 발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코르크를 채취할 수 있는 굴참나무, 개살구나무, 황벽나무의 세 나무 중에는 황벽나무가 가장 품질이 높다. 그러나 코르크가 질은 좋지만, 양적 생산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안 껍질은 약재, 바깥 껍질은 코르크로 쓰이며 자란 목재도 연한 황갈색으로 색깔이 곱고 무늬가 아름다워 가구재, 기구재 등으로 쓰인다.
느릅나무, 온달이 먹던 구황식물 비염과 천식에 효능 (0) | 2020.02.03 |
---|---|
망개나무, 망개떡의 망개는 다른 나무로 실제는 보기 힘들어 (0) | 2020.01.16 |
사스래나무, 백두산의 대표적 나무 (0) | 2019.12.26 |
산사나무, 고혈압, 콜레스테롤 잡아 미국 의료계도 주목 (0) | 2019.11.30 |
산에서 흔히 보는 일본잎갈나무 (0) | 2019.10.1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