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 날이 되면 목이 마른다. 알코올이 분해되려면 다량의 수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맥주를 잔뜩 마셨는데도 물이 필요하니 어쩌면 모순이기도 하다.
술이 덜 깬 사람들이 편의점에 들러 헛개가 들어간 음료를 집어 드는데 아마도 헛개가 숙취에 좋고 간에 좋다고 하니 이왕이면 하고 마신다.
헛개나무의 이름이 술을 마시고 헛개를 달여서 마시면 마신 술이 헛것이 된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헛개나무 추출 성분이 과학적으로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되는 몇 안 되는 성분 중 하나이다.
한방에서 헛개나무 열매는 예로부터 숙취해소, 구토, 구갈, 대소변 불통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주독 해소 및 이뇨증진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학계에서는 동물연구 실험 등으로 헛개나무 추출물이 간 보호작용, 항산화작용, 알코올해독작용 등이 있다고 보고되었다.
헛개나무는 낙엽활엽교목으로 키 10~17m 정도로 자란다. 줄기가 곧으면서도 조금 굽어져서 보통은 10m 정도이다. 작은 가지는 흑갈색이며 묵을수록 나무껍질은 어두운 갈색이 되고 논바닥처럼 직사각형으로 거칠게 갈라진다. 학명은 Hovenia dulcis, 영어명은 Japanese rasin tree, oriental rasin tree이다.
잎은 서로 어긋나며 길이 8~15㎝ 정도이고 끝이 뾰족한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좌우의 잎맥은 3~5쌍이다. 윗면은 털이 없으며 뒷면은 연한 녹색을 띠고 잎맥에 잔털이 있거나 없다. 가을에 노랗게 물든다.
꽃은 작고 약간 노르스름한 색깔을 띄며, 6~7월에 가지 끝이나 잎 달린 자리에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오며 암술은 1개, 수술은 5개다.
9~10월에 지름 8㎜ 정도의 작은 단지 모양의 열매가 검붉은 색으로 여문다. 단단한 핵으로 싸인 씨앗이 있으며 달다. 겨울에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열매는 사실 꽃자루가 커진 것인데, 열매의 모양은 그만이 갖는 특별함이 있다. 열매가 익을 무렵이면 열매자루는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로 굵어지면서 울퉁불퉁하고 꾸불꾸불한 갈색의 꽈배기 모양으로 서로 뒤엉켜 있다.
열매는 갈색이 돌며 굵은 콩알만 한 크기로 열리는데, 이를 받치고 있는 열매자루가 멋대로 부풀어 서로 연결되어 동그란 열매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 어렵다.
열매에는 다량의 포도당, 사과산,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한방에서 지구자라 칭하며 약재로 쓰이고, 흔히 달여서 헛개나무차를 만들어 마신다. 맛이 달고 시며 약성은 평범하고 독성이 없다.
지구자에는 술독을 푸는 효능이 있는데 술을 마시기 전에 복용하면 더 효과가 크다고 한다. 혈액 중의 에탄올 농도와 에탄올 대사물의 배출량을 낮춰 주며 에탄올로 야기된 간 손상을 치료한다고 한다.
뿌리는 지구근이라 하여 관절통, 근골통, 타박상을 치료한다. 줄기는 한가운데에는 흰 갈색의 작고 무른 속심이 있다. 속껍질은 노란 갈색을 띠며 독성이 있다. 비교적 연한 편이다. 줄기로 목즙을 내어 마신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알코올성 간 손상 환자 7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헛개나무 추출물을 먹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그냥 둔 후 12주간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헛개나무 추출물을 매일 먹게 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간 손상 정도가 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B형간염 등 간 질환이 있거나 간 수치가 높은 사람이 헛개나무를 먹으면 오히려 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헛개나무 속 암페롭신과 호베니틴스 성분 등은 간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그 외 다른 성분은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15년간 간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헛개나무도 이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
어린잎을 데쳐서 쌈으로 먹거나 생것을 소금물에 삭혔다가 장아찌를 담가 먹는다.
또 추출액과 분말 등을 이용한 다양한 식료품(음료, 차, 환, 국수 등)이 있다. 열매는 한약재로 이용하며, 민간에서 잎, 줄기 및 열매로 만든 차를 황달, 지방간, 간경화증, 위장병 및 대장염 등에 사용한다.
목재는 건축재 ·가구재 ·악기재 등으로 사용한다.
헛개나무는 산과 계곡에서 잘 자라는 나무이다. 추위에 강하며 토양은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메마른 토양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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