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나무는 이름 그대로 사시사철 푸른 상록성 나무이다. 요즘 서울 도심에서도 울타리용으로 심어놓은 사철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아니면 공원이나 옛날 집 마당 등에서 한두 그루 심어있는 사철나무를 어렵지 않게 본다.
중부지방에서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수는 대개 소나무, 향나무와 같은 침엽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철나무는 잎이 넓은 활엽수 중에 거의 유일하게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 푸른 잎을 가지고 겨울을 난다.
녹나무, 가시나무, 돈나무와 같은 나무들도 겨울에 푸른 잎을 가진 활엽수이지만, 아쉽게도 이들 대부분은 남쪽 지방에서만 자란다. 사철나무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지만, 북쪽으로 황해도까지 올라가 자란다.
많은 상록수 가운데 특별히 사철나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상록수를 대표하는 나무가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 외에 일본과 중국에서도 볼 수 있다. 꽃말이 변함없다이다.
상록수하면 떠오르는 것이 심훈의 소설 상록수이다. 1935년 동아일보사의 특별공모에 당선되어 9월 10일부터 1936년 2월 15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소설이다.
1930년 일제시대에 우리 농촌은 일본의 극악한 식민지 수탈로 인하여 황폐해졌고, 그때 언론에서 농촌에 관심을 쏟았는데, 동아일보의 브나로드(Vnarod: '민중 속으로'의 뜻임)운동이 그 하나였다. 이 운동들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이광수의 흙과 심훈의 상록수이다.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으로 높이는 3~5m 정도로 자란다. 새로 난 한 살짜리 줄기는 녹색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회흑색으로 변한다.
잎은 가죽처럼 두껍고 질겨 혁질(革質)이라 하며 도란형 또는 좁은 타원형으로 마주난다. 길이 3∼7㎝, 너비 3∼4㎝로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반질반질 윤기가 있으며, 뒷면은 황록색이고 털이 없으며 둔한 톱니가 있다.
꽂은 양성으로서 6~7월에 잎겨드랑이의 취산꽃차례에 자잘한 황록색 꽃이 모여 달린다. 꽃잎 4장이 마주 보면서 핀다. 꽃 가운데에 암술이 1개 있고, 수술이 4개 있는데, 삐죽 튀어나온 수술대가 있다.
열매는 삭과인데 굵은 콩알만하고 진한 붉은 색으로 익는다. 겨울이 되면 열매껍질이 네 조각으로 갈라지고 속에서 빨간 씨가 나온다.
사철나무의 학명은 Euonymus japonica THUNB.이다. Euonymus는 옛 그리스어로 '에우(좋다)’와 ‘오노마(이름)'의 합성어인 '에우오노마'란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황해도 이남 바닷가에서 자생한다. 내한성은 약하지만, 해풍과 염기에 강하며, 습도가 있는 비옥한 곳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햇볕이 부족한 음지나 나무 그늘 밑에서도 양호한 생장을 한다.
사철나무는 아주 오랜 세월을 우리 곁에서 같이 살아온 나무이다. 사철나무의 줄기는 아주 질겨서 껍질을 꼬아 줄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왜두충이라 하여 이뇨, 강장약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두충의 약효와는 전혀 다르다.
사철나무의 중국식 이름을 두중 또는 동청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한방을 이용하다 생긴 오해이다. 중국에는 강심제로 쓰는 두중(두충나무)과 동청이 있는데, 이 나무들이 귀하여 그 대신 사철나무를 약으로 쓰다 보니 혼동을 가져온 것이다.
이 사철나무의 훌륭한 점이 이미 1800년에 영국에 소개되어 특히 많이 식재되었으며, 미국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캘리포니아주에 100여년 전부터 바닷가의 정원수나 울타리로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서양에서는 에버그린 스핀들 트리 Evergreen spindle tree 라고 한다.
사철나무는 잎이 상록이며 둥근 모양을 한 수형이 좋아 관상수로 많이 이용한다. 또 담장용으로 많이 심는 나무 중 하나인데 가지치기를 통해 반듯한 벽을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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