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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나무, 추어탕 집에 있는 것은 산초가 아닌 초피

사연과 약효 많은 나무

by 소우행 2019. 11. 1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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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를 갈아 만든 추어탕을 파는 식당에 가서 보면 산초가루를 쳐서 먹는데 이것은 산초가루가 아니고 초피가루이다. 초피나무의 열매는 추어탕을 먹거나 회를 먹을 때 향신료로 자주 이용해 왔고 김치를 담글 때에도 넣는다. 그래야 김치가 쉬어지지 않는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의 열매가 비슷하여 혼동하는 경우가 있으나, 서로 다른 식물이다. 초피는 과실을 가루로 내어서 향신료나 약재를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고, 산초는 기름을 짜서 먹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산초나무 열매를 자주 애용하는 이유는 민물고기에 기생하는 디스토마균을 살균하기 때문이다. 요즘 약국에서 판매하는 디스토마 예방약의 주원료가 바로 산초나무 열매다.

 

산초나무

산초나무는 낙엽활엽관목으로서 높이는 3m 가량이다. 수피는 회갈색, 갈색을 띠며 갈라진 가지에는 1쌍의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며 기수1회우상복엽이다. 작은잎은 5~9쌍으로 달걀 모양이나 피침 모양이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수꽃과 암꽃 모두 취산꽃차례를 이루면서 가지 끝에 달린다. 각각의 꽃은 황록색으로 작으며, 5개씩의 꽃받침조각과 꽃잎을 가지고 있다.

열매는 삭과로 5mm 정도인데, 10월경에 붉게 익으면 벌어진다. 종자는 검은색이다.

 

산야에 흔히 자라며 내한성이 강하지만 주로 산기슭의 양지에서 잘 자란다. 내염성이 약해 해안가의 산록에 자라지 않는다. 민간에서는 열매를 기침약으로 달여 먹거나 유선염에 물에 개어서 붙인다. 열매는 기름을 만드는 원료로도 쓴다.

 

동의보감에서는 진초라고 하며, 그 유래와 효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효능은 따뜻하며, 맛은 맵고, 독이 있다. 감각이 아주 없는 것을 낫게 하며 이빨을 든든하게 하고 머리털을 빠지지 않게 한다. 눈을 밝게 하고 냉으로 오는 복통과 이질을 낫게 한다. 중국 쓰촨요리에 매운 맛을 내는데 사용한다.

 

지금도 남쪽 지방에선 산초 기름을 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이 활용되지만, 생산량 부족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경북지방에서는 산초를 재피가루라고 해서 추어탕에 이것을 넣지 않으면 맛이 없었다. 반면 부산은 산초를 넣지 않고 방아잎을 넣어서 먹는다. 30년전만 해도 서울에서는 산초를 넣는 집이 거의 없었고, 후추를 쳐서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추어탕 집에 가면 산초라고 쓰여진 초피가루가 놓여있다. 

 

일부 지방에서 먹던 향신료가 전국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류의 향신료로 고수를 들 수 있다. 황해도 등 일부 지역에서 먹던 고수가 중국과 베트남등 동남아 음식에 들어가 있다 보니 한국 사람들도 익숙해져서 베트남 쌀국수에 들어간 고수를 걷어내지 않고 먹는다. 중국에서는 고수를 샹차이(향채)라 하여 유일하게 생으로 먹던 채소이다. 이것을 걸어 놓으면 여름에 모기가 달려들지 않는다고도 한다. 

 

그러면 추어탕에 넣는 산초라고 이름 불리는 초피와는 어떻게 구분이 될까. 초피나무는 가지가 짧고 옆으로 자라면서 큰다. 반면, 산초는 가지가 길게 위쪽으로 뻗는다. 산초나무의 가시는 아주 많으며, 하나씩 나는 것이 특징이며, 초피나무는 두 개의 가시 사이에 잎이 난다. 줄기에 가시가 서로 어긋나게 달리면 산초나무, 마주 달리면 초피나무이니 가시만 보면 쉽게 구분이 간다. 가시 외에도 꽃 피는 시기가 다른데 산초나무는 한여름에서 가을이 다가오는 문턱에 작은 꽃들을 수북히 달고 조그마한 뭉치로 피워 내지만 초피나무의 꽃은 봄에 핀다.

잎은 산초나무는 작은 잎의 숫자가 13개 이상으로 많고 좀 더 길쭉하고 잎끝이 뾰족한데 반해, 초피나무는 가장자리의 톱니가 좀 둥글다는 느낌을 주고 작은잎 숫자도 10개를 넘지 못한다.

 

초피나무
추어탕에 넣는 초피나무

냄새로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는 식물이 있다면 산초나무가 그중에 하나이다. 꽃에서 향기가 아니라 식물 전체에서 특별한 향이 나는 산초나무는 우리 산 이곳저곳에서 자란다. 산초나무는 쓰임새가 많은데 열매는 기름을 짜며 몸에 좋다고 하여 요즈음 인기가 높다. 또 산초나무 열매를 가지고 과실주를 만들면 그 향취가 일품이고 일부지역에서는 열매나 잎을 된장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어린 잎은 나물로 무쳐 먹는다.

 

열매와 나무껍질에 독성이 있어 고기를 잡는 어독으로 이용했다. 잎이나 열매를 달인 즙에 석회를 섞어서 강에 풀면 물고기들이 잠시 마취되어 물 위에 뜨면 잡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산초 열매의 껍질을 천초라는 생약명으로 이용되며 건위, 정장, 구충, 해독작용이 있다. 또한 매운맛을 내는 성분 산시올에는 국부마취작용이 있고 살충효과까지 겸한다. 그래서 생선의 독으로 중독되면 해독제, 옻이 올랐을 때는 산초잎을 물에 달여 바르고,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면 잎과 열매를 소금에 비벼 붙였고 종기에 고름이 생기면 산초 잎으로 즙을 내어 상처에 바르면 잠시 동한 심하게 아팠다가 금세 통증이 없어지고 고름이 모여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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