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우거진 산이나 들에 가면 신선한 향기와 함께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는 바로 피톤치드의 영향 때문인데, 피톤치드 하면 떠오르는 나무가 편백나무이다.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편백은 천연 항균 물질인 피톤치드 함량이 높아 살균 작용이 우수한 나무로 꼽힌다. 또한 아토피나 천식 등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나무들에 비해 높은 부가가치를 자랑한다.
피톤치드 발산량은 전 나무 수종에 걸쳐 최상위권이다. 벌목 전 만큼은 아니나 벌목 후에도 피톤치드의 발산은 이루어짐이 일본 연구진에 밝혀졌으며, 이를 이용하여 목재로 사용하거나 오일이나 수액을 추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남부지역에 조림되어 있고, 수심이 깊은 산록부나 산골짝의 비옥한 적습지가 조림에 좋다. 종자와 삽목으로 증식시킨다. 진한 녹색의 잎이 치밀하게 나 있어서 질감이 좋기 때문에 공원수나 정원수로 이용되고, 생 울타리용으로도 좋으며 방풍림으로도 많이 심어져 있다.
목재는 음향조절력이 있어서 음악당 내장재로 각광 받고 있고, 강도가 높으며 보존성이 좋아 조각재, 가구재, 선박재 등으로 많이 이용된다. 목재와 잎에서는 기름을 얻어 약용하며 열매에서는 향료를 채취하여 이용한다.
열매는 9~10월에 갈색으로 성숙하며 구과이다. 구형으로 지름 10~12mm 정도이다.
편백나무는 일본어로 '히노끼'라고 부르며, 가구용 건축용 목재로 널리 사용된다. 내수성, 내구성, 항균성이 우수하며 특유의 복숭아색을 띈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목재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나라의 호류지도 히노끼로 세웠다.
목재의 표면이 매끄럽고 향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니스나 페인트칠하지 않고 원목 그대로의 형태로 가구를 만들어 사용한다. 오히려 니스칠 되어 있는 것은 편백나무가 아니라 다른 나무를 속여 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편백나무로 욕조를 만든 히노끼탕도 있다. 향이 좋다.
그래서 사우나나 공공시설엔 편백나무 목재를 사용하여 내부 벽을 만들기도 한다. 일부에서 동남아산 혹은 히말라야산 히노끼라고 팔기도 하는데 그것은 정확히 말해 편백이 아닌 유사수종으로 특유의 편백향이 없으며 색이 칙칙해 육안으로도 쉽게 구별된다.
편백나무 원목으로만 만들어진 가구는 당연히 그만큼 비싸고, 집성목은 원목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건 편백나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목재에서도 동일하다.
소나무 묘목값이 높아지고 산불에 잘 타는 특성 때문에 식재가 기피되자 대체 수종으로 편백나무가 각광 받았다. 그러나 내한성이 떨어져 겨울에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한국 기후로 인해 성장이 더디다는 단점이 있어 주로 남부지방에 많이 식재한다.
지금도 남부지방 산에 가보면 경제성을 가질만큼 자란 소나무를 베어내고 편백 묘목을 식재해 놓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사라지고 편백을 심는다는 사실에 아쉬워하지만 남부지역은 재선충의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이므로 소나무를 베어내고 편백을 심는다는 측면에선 가치있다 하겠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중부지방에서도 조금씩 식재가 이루어지고 있다.
피톤치드는 편백나무에서든 소나무에서든 둘 다 나오지만,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잎을 사람이 이용하여 제품으로 만들기엔 편백나무가 낫다. 소나무는 가지가 높은 곳에서 자라는데에 비해 편백나무는 아래에서도 자라 잎을 채취하기가 편리하다.
삼나무와 함께 꽃가루의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산림청의 의견은 4월 한달간 꽃가루가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 하지만 편백나무는 나머지 기간 동안의 이익이 크고 편백나무가 꽃가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나 수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5% 수준으로 낮아서 큰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조경수나 가로수로 심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산에 심는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이 있다면 4~5월 정도만 편백나무 숲을 피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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