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되는 산기슭 볕이 좋은 자리에는 백색과 황금색 꽃잎이 섞인 인동꽃이 피어 있다.인동덩굴(忍冬-, Lonicera japonica)은 한반도 각처의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 흔한 덩굴성 낙엽관목이다. 인동덩굴은 꽃이 필 때 흰색이며 차차 노란색으로 변한다.
겨울에도 푸른 잎이 떨어지지 않고 추위를 이겨낸다고 하여 인동초(忍冬草)라고 하지만 풀이 아니고 나무다. 어려움을 견디어 정치적으로 성공한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별칭으로 자주 사용했던 인동초이기도 하다. 겨우살이덩굴, "금은등"(金銀藤), "금은화"(金銀花), "인동"(忍冬), "인동초"(忍冬草) 등으로도 불린다.
인동은 반상록의 목본성 덩굴식물로 길이 약 5m로, 줄기는 오른쪽으로 길게 뻗어 다른 물체를 감으면서 올라간다. 가지는 붉은 갈색이고 속이 비어 있다.
잎은 마주 달리고 긴 타원형이거나 넓은 바소꼴이며 길이 3~8cm, 나비 1~3cm이다. 가장자리가 밋밋하지만 어린 대에 달린 잎은 깃처럼 갈라지며 잎자루는 길이 약 5mm이다.
꽃은 5~6월에 피고 연한 붉은색을 띤 흰색이지만 나중에 노란색으로 변하며, 2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리고 향가 난다. 꽃은 입술 모양으로 크게 두 갈래로 갈라진다. 윗입술의 끝은 4갈래로 갈라져 위로 젖혀지고, 하나는 아래로 구부러진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손바닥 모양 같아서 엄지 외 4손가락을 딱 붙여서 위로 젖히고 엄지를 아래로 편 듯한 모양의 꽃이 두개씩 나란히 핀다. 꽃잎의 바깥쪽은 털이 빽빽이 나며 꽃 밑에는 잎처럼 생긴 포가 마주난다. 포는 타원 모양이거나 달걀 모양이고 길이 1~2cm이다. 수술 5개, 암술 1개이다.
열매는 장과로 둥근 모양이며 검은색으로 익는다.
국내에서 자생하는 인동덩굴은 잔털인동, 털인동, 인동덩굴 3종이다. 이 중 인동덩굴만이 한약재 금은화, 인동으로 쓴다. 붉은인동, 상록인동은 조경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추운 겨울 견디고 꽃을 피우는 강한 생명력과 ‘본초강목’에도 등장할 만큼 한방에서 오래 전부터 중요한 약재로 쓰였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인동, 꽃봉우리를 금은화라고 하여 민간에서는 해독작용이 강하고 이뇨와 미용작용이 있다고 하여 차나 술을 만들기도 한다.
인동은 약성이 다양하며 줄기, 잎, 꽃, 뿌리까지 약으로 쓰므로 버릴 것이 없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경맥을 잘 통하게 한다. 강한 항균작용으로 여러 가지 염증성 질환과 감기로 인한 발열 및 외과의 부스럼 등에 적용한다.
꽃은 백색으로 피어서 점점 노랗게 변하므로 금은화(金銀花)라고 하며 개화기에 꽃봉오리를 따서 반그늘 통풍이 좋은 곳에 건조시킨 것을 생약명으로 금은화라 한다. 개화기에 꽃과 꽃봉오리를 따서 1ℓ의 물에 금은화 100g, 금은화 3분의 1 정도의 설탕을 넣고 1개월 이상 숙성시킨 차와 인동주는 이뇨작용이 있어 방광염, 신장병, 각종 피부병, 강장에 이용한다.
금은화는 맛이 달고 차가운 성질이 있어 열을 내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있을 때 사용한다. 감기 초기 몸의 열을 식히면서 염증을 완화시키고, 은교산(감기 초기 처방전 - 연교, 금은화, 우방자, 박하, 길경, 죽엽, 형개, 대두황권, 감초)의 주약으로 쓴다.
인동초는 자연이 선사한 최고의 염증 치료제이자 천연 항생제이다. 탄닌, 루틴, 이노시톨, 플라보노이드 등 성분을 포함하여 이뇨, 항염증, 항균작용이 있고 해열, 해독, 감기 초기의 발열, 혈리, 전염성 간염, 화농성질환, 신경통, 류머티즘 등 관절근골의 동통, 구내염, 가벼운 위궤양 예방효과가 있다고 동서고금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예부터 연세 드신 어른이 계시는 집에는 무서리가 내린 후에 채취한 인동덩굴을 둘둘 말아서 처마 밑에 달아 놓고 감기 초기에 유용하게 사용했다. 인동덩굴의 유효성분으로는 아피게닌, 로니세린, 루테오린 등의 플라보노이드 류가 있어서 항염증,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동 50~100g 정도를 목면 보자기에 넣고 달인 액을 보자기와 함께 욕탕에 넣고 목욕하면 요통, 치질통, 습진, 땀, 진무른 곳과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미용에도 상당히 좋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선 쓰임새가 많은 덩굴식물이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유해식물로 취급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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