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7코스는 고양시와 경계를 이루는 봉산, 앵봉산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안내는 17km, 6시간으로 나온다.
실제 걸어보니 서울 둘레길의 다른 코스보다 좀 어렵다. 어렵다는 의미는 둘레길은 보통 산자락을 도는 길인데, 여기는 능선길이다.
능선길의 대표는 2코스인 아차산이지만, 여기는 한번 올라가면 평탄한 능선길이다. 반면 7코스는 경사가 급한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한다.
봉우리가 몇 개인지 모르겠다. 오르고, 내려오고, 또 오르고 걷다 보면 지쳐간다. 오르내리는 길도 대부분 계단이라 반갑지 않다.
산은 높지 않다. 가장 높은 앵봉산이 235m이다. 그러나 경사가 급하다. 동네 사람도 올라오는 산이지만, 숨찬 곳이 꽤 있다.
또 한 가지는 증산체육공원에서 봉산을 오르든, 구파발에서 앵봉산을 오르든 계속 산길이다. 점심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곤란하다. 올라가기 전에 해결해야.
가양역 3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출구를 나오니 길 표시가 바닥에 있다. 한강 쪽으로 조금 가다 보니 반가운 스탬프 찍는 곳이 있다.
7코스는 가양 대교 시작점, 증산체육공원, 앵봉산 초입, 이렇게 3곳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스탬프를 찍고, 우측 길로 가양 대교를 따라 한강을 건너간다. 한강 하류는 바다처럼 넓어 보인다. 멀리 행주산성이 물 위로 아련히 보인다.
가양 대교를 건너 바로 노을공원으로 올라간다. 서울 둘레길은 노을공원을 올라가지 않고 메타쉐쿼이어 길로 가지만, 공원으로 올라간다.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은 월드컵공원 중의 하나이다. 월드컵공원은 1978년부터 서울의 모든 쓰레기를 갖다버린 난지도이다.
1993년까지 95m 높이의 거대한 2개의 쓰레기 산이 생겼다. 2002 월드컵 유치가 결정되자, 그 옆의 상암동에 경기장을 짓기로 한다.
2001년 공원 조성 사업이 시작되어 월드컵 직전에 완성되었다. 노을공원, 하늘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이 있다.
노을공원은 잔디 위의 캠핑 장과 파크골프장이 있고, 하늘공원은 억새밭이 유명하다. 난지한강공원은 캠핑을 위해 텐트도 빌려준다.
노을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558계단이다. 올라가면서 난지한강공원과 한강이 내려 다 보인다.
노을공원의 캠핑 장은 잔디가 좋아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을 것 같다. 난지한강공원과 달리 차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하늘공원으로 향한다. 내려갔다가 다시 계단을 올라간다. 하늘공원은 10월 말부터 11월 사이에 억새 축제 기간이다. 억새가 가을바람에 하얗게 부서진다.
하늘공원을 내려와 문화비축기지로 향한다. 원래는 이곳에 유류 탱크 5기가 있었다. 그러다 월드컵을 계기로 위험하다고 해서 폐쇄되었다.
2017년 서울시가 문화 예술기지로 재단장해서 개장했다. 문화, 예술인을 위해 대관도 해주고,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월드컵경기장역을 지나 불광천으로 내려간다. 불광천을 따라 올라가면서 보니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증산역 못 가서 증산체육공원으로 올라가는 표시가 있다.
올라가기 전에 불광천 건너편 마을에 들어가 점심을 한다. 북가좌동 쪽에 식당이 꽤 있다. 여기를 놓치면 그냥 산길이다.
증산체육공원 화장실 앞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여기서부터 산을 타기 시작한다. 계단이 시작된다.
동네 산에서 흔히 보는 쉼터와 저 멀리 목적지를 가르치는 푯말이 있다. 앞으로 9km 이상 가야 한다.
능선길이 이어진다. 능선길은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길이 많다. 나무가 커 주변은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에 이르러보니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을 서울 시내 쪽에서 보다가 서쪽에서 보니 다른 모습이다.
낙엽을 밟으며 능선길을 따라간다. 산길은 어느 때가 가장 걷기 좋을까. 봄에 나뭇잎이 새록새록 할 때일까, 아니면 녹음이 우거질 때일까?
서울의 야산은 참나무 계열이 많아 단풍이 아름답지 않다. 참나무 계열은 도토리를 주는 반면 낙엽은 별로다.
봉산 정상에 올랐다. 봉산(烽山)은 이름 그대로 산에 봉수대가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정상에 봉수대를 작게 만들어 놓았다.
조선 시대 북쪽에서 봉화가 전달되는 산이다. 봉수대 자리는 3.1운동 당시 주변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만세를 부르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 시내를 바라본다. 맨 앞에 보이는 산이 백련산, 그 뒤에 솟은 산이 안산, 가운데 멀리 타워가 보이는 곳이 남산이다. 좌측에 크게 웅크린 산이 인왕산이다.
봉산을 오르내리다가 앵봉산을 앞두고 도로를 건넌다. 이 산이 마지막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앵봉산을 오른다. 계단이다. 숨이 차다. 앵은 꾀꼬리 앵이다. 꾀꼬리가 많아 살았단다.
일단 200m 고지에 올라 잠시 쉰다. 정상이 235m이니까 조금 더 오르면 되겠지.
능선을 따라가니 정상은 없고, 통신 중계기지만 있다. 그 옆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고양시가 한눈에 내려 보인다.
앵봉산을 내려오니 공원 입구에 마지막 스탬프 찍는 곳이 있다. 빵 찍고 구파발역으로 향한다.
구파발역은 이 일대의 중심지이다. 많은 상업 시설과 병원 등이 있다. 월드컵공원을 돌아다니다 보니 총 20.29km, 5시간 10분이 걸렸다. 점심 포함 6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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