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 코스를 시작한다. 10월 중순이지만, 올해는 흐린 날이 많다. 비가 오락가락한다.
2코스는 화랑대역에서 출발하여 광나루역까지 12.4km, 5시간 10분으로 안내에 나온다. 2코스의 특징은 서울 동쪽 산 능선을 걷는 전망이 좋은 길이다.
화랑대역에 내려 4번 출구로 나간다. 앞에 서울 둘레길 표시가 보인다. 길 건너 공릉동 근린공원 입구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출발이다. 오전 9시.
묵동천으로 내려간다. 12월 말까지 하천 공사 중이어서 우측 자전거길로 접어든다. 묵동천은 육군사관학교 근처에서 시작해서 중랑천으로 합류하는 개울이다.
요즈음은 개울을 잘 정비해서 그런지, 물이 깨끗하다. 오리들이 보인다. 오리도 도시 생활에 적응했는지 사진을 찍어도 보지도 않고 무시한다.
묵동천을 따라가다 보면 우측으로는 봉화산역 앞 건물들이 보이고, 좌측에는 아직 남아있는 밭들이 보인다. 김장 무와 배추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서울의료원이 보이는 곳쯤에 이르니 천길이 없어지고 도로로 이어진다. 표시가 없어 헷갈린다. 무조건 멀리 보이는 신내역을 보고 간다.
신내역은 6호선 마지막 역인데 예전에는 주변이 벌판이었으나 지금은 아파트 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신내역은 경춘선을 겸해 지상 고가 전철역이다.
신내역에서 양원역까지는 도로 옆 보도 길이다. 주변에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가 많다. 가로등에 붙은 둘레길 표지를 따라 걷는 무미한 길이다.
양원역 2번 출구에 이른다. 양원 숲속도서관 표지 쪽으로 향하여 가다 사거리에서 중랑 캠핑 숲으로 들어서니 둘레길 표시가 크게 있다.
캠핑이 유행이다 보니 여기에도 하룻밤 숲 체험을 할 수 있게 잘 만들어 놓았다. 반가운 산길이 시작된다.
화랑대역에서 3.8km, 깔딱고개까지 3.9km 표시를 보니 아차산에 들어서기까지 반 정도 왔나 보다. 소나무 향기를 맡으며 산길을 걷는다.
망우리 고개를 지나서 망우리 공원으로 접어든다. 여기서부터는 아스팔트 포장이 된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망우리 공원은 예전에는 망우리 공동묘지로 불리던 곳이다. 1933년부터 공동묘지로 조성되어 독립지사와 유명 문인, 화가들의 묘가 있다.
한용운, 방정환, 오세창 등 독립유공자와 화가 이중섭, 시인 박인환 등 묘가 있다. 예전에는 2만 8천기의 묘가 있었으나 이장으로 지금은 7천기 정도 있다고 한다.
박인환 시인의 묘소는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 그의 시가 노래로 나오는 장치가 있다고 하는데, 가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간다.
운동하러 오는 사람, 산책 나온 사람, 둘레길 도는 사람, 등산하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친다.
숲길을 따라 내려가니 깔딱고개에 이른다. 570계단이라는 표시와 함께 스탬프를 찍는 곳이 있다. 깔딱고개 쉼터에서 잠시 물을 마시며 숨을 고른다.
등산 다니다 보면 깔딱고개가 참 많다. 지금은 웬만한 산에 계단을 다 만들어 놓다 보니 오히려 더 힘들다.
예전에는 줄을 잡고 올라가고, 끌어주고, 밀어주고 올라가는 등산의 묘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편리와 안전을 이유로 다 빼앗겼다.
굽이굽이 계단을 올라간다. 힘들고 지치면 한강과 서울을 보면서 쉬라고 중간중간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헬기장에 이르니 사방으로 전망이 좋은 능선 길이 앞에 나선다. 여기서부터는 좌측으로 한강과 구리시, 하남시를 보면서 걷는다. 가슴이 시원하다.
능선길을 따라가면 4보루, 3보루로 이어진다. 보루는 군사 시설의 일종으로 고구려가 축조한 것이다. 망우, 용마, 아차산 일대에 총 21개의 보루가 있다고 한다.
4보루는 복원하여 전망이 좋다.
지나온 용마산과 길이 보인다.
아차산 능선길은 때로는 바윗길이다.
아차산 정상이다. 295.7m이다.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을 합하여 아차산으로 부르기도 하고, 따로 나누기도 한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보니 서울 동부와 잠실 일대가 보인다.
뒤돌아보니 멀리 용마산 정상이 보인다.
바윗길과 계단을 번갈아 가며 내려온다.
마지막 계단 길을 내려온다. 계단을 내려오는 것은 반갑지 않다. 한 등산객이 옆의 산길로 오른다. 알고 보니 계단 옆에 옛 산길이 있었다. 오른쪽.
아차산 입구는 소나무가 훤칠하게 뻗어 시원한 길이다.
아차산 공원 관리사무소 앞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거의 마무리다. 광나루역까지 1km 정도 남았다.
골목길을 지나다 보니 광장초등학교 옆에 어울림(여수집)이 있다.
12시가 지나 배도 고프다. 식객 허영만 선생의 백반 기행이 다녀간 모양이다. 흥미가 당긴다. 광나루역에서 2코스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 점심을 한다.
광나루역까지 총 13.17km, 3시간이 걸렸다. 평균 속도 3.7km. 비가 간혹 내려 거의 쉬지 않고 걷다 보니 빨리 왔다.
다음은 3코스 26km의 길이다. 하천을 따라 걷는 편이지만, 긴 길이다. 순례의 길, 산티아고를 걸으려면 하루 20km 이상 걸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생각을 하면서 3코스를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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