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는 앵도나무라고 처음 불렸다. 중국이 고향인 나무이다 보니 이름도 한자로 같이 왔다. 중국에서는 꾀꼬리가 먹는다 해서 꾀꼬리 앵자를 쓰고 복숭아를 닮았다 해 복숭아 도자를 써서 앵도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 땅에선 앵두가 됐다.
앵두는 장미과인 반면 산앵두는 진달래과이다. 앵두나무는 중국 북서부가 고향이다. 우리나라에는 통일신라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
낙엽활엽관목으로 높이는 3m까지 자란다.
잎은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놓은 모양이다.
꽃은 분홍색 또는 흰색으로 4월경에 잎겨드랑이로부터 한두 개씩 피어난다.
열매는 공 모양의 핵과로 6월 무렵에 빨갛게 익는다.
앵두는 지름 1㎝ 정도의 동그란 열매다. 속에 딱딱한 씨앗 하나를 품고 있으며, 겉은 익을수록 반질반질 윤이 나며 매끄럽고 말랑한 빨간 껍질로 둘러싸여 있다.
모양새부터 먹음직스럽다. 달콤새콤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옛사람들에게는 귀한 간식거리였다. 생으로 먹기도 하고, 화채나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단오 무렵 앵두가 익게 되니 씨를 뺀 앵두를 재웠다가 오미자 우린 물에 띄워 화채를 해 먹는 것이 단오의 풍습이다.
잘 익은 앵두의 빨간 빛깔은 미인의 입술을 상징했고, 앵두 같은 입술이라 불렀다.
그래서 이 자그마한 과일이 역사서나 시문집에 흔히 등장한다. 조선 성종 때 편찬한 우리나라 역대 시문선집 『동문선(東文選)』에는 최치원이 앵두를 보내준 임금에게 올리는 감사의 글이 실려 있다. ‘온갖 과일 가운데서 홀로 먼저 성숙됨을 자랑하며, 신선의 이슬을 머금고 있어서 진실로 봉황이 먹을 만하거니와 임금의 은덕을 입었음에 어찌 꾀꼬리에게 먹게 하오리까….’
조선 세종과 성종은 앵두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효자로 이름난 문종이 세자 시절, 앵두를 좋아하는 아버지 세종에게 드리려고 경복궁 후원에 손수 앵두를 심었다고 한다. 세종은 맛을 보고 나서 바깥의 앵두 맛이 어찌 세자가 직접 심은 것만 하겠는가 했다. 이런 고사에 따라 오늘날 경복궁에는 앵두나무가 많다.
대부분의 집 울타리 안에 앵두나무가 있었다. 꽃이 예뻐서도 심고, 새빨간 열매는 훌륭한 간식으로, 후식으로 사랑받아 왔다. 예전에는 나무 열매 중 가장 먼저 달리는 앵두를 조상들에게 올리는 제사 음식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앵두 씨에는 독성이 있다. 앵두 씨를 먹게 되면 장에 탈을 일으켜서 설사하기 좋다. 사실 앵두씨를 일부러 먹을 사람이 거의 없다. 갈라질 만한 이음새가 없어 단단하기 가 그지없다. 뱉어내거나 체내에 들어가도 소화되지 않고 배변으로 나오게 된다. 나무가 영리하게 그렇게 만든 것이다. 맛있는 과즙을 줄 테니 멀리 퍼트려 달라고. 만약 억지로 먹으려고 하면 탈이 나게끔 씨앗 안에는 독성분을 가지고 있다.
꽃이 벚꽃놀이 시즌에 피는데 보면 벛꽃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예쁘다. 앵두꽃의 꽃말은 '수줍음', 앵두나무의 꽃말은 '오직 한 사랑', 다만, 나무 자체가 작다 보니 꽃놀이용으로는 좀 부족한 편이다.
일본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흰색 혹은 아이보리색 앵두가 열리는 백앵두나무(화이트앵두 나무)도 있다. 크기도 일반 붉은 앵두보다 조금 더 크고 맛도 새콤한 맛이 더 두드러지는 품종이다.
앵두를 충분히 모았다면 잼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만드는 방법은 잼 만드는 방법과 동일하다. 다만 앵두 자체의 단맛은 사과나 딸기, 포도 등에 비하면 강한 편이기 때문에 설탕 양을 조금 줄여도 되지만, 특유의 신맛이 싫다면 그냥 설탕을 많이 넣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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