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막살나무는 ‘까마귀가 먹는 쌀’이라는 말이 줄어 가막살이란 이름이 붙었다. 또 ‘가막’은 검은색을 뜻하는 접두어인데 가막살나무의 줄기가 검은빛을 띠어 검은 살을 가진 나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가막살나무와 닮은 나무가 덜꿩나무인데, 덜꿩나무는 들의 꿩이 이 나무의 열매를 좋아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모두 5월에 꽃을 피운다. 작은 하얀색 꽃이 자잘하게 모여서 피는데 가막살나무의 꽃이 덜꿩나무보다 더 많다. 그래서 가을에 빨간 열매가 더 많이 달린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가 거의 비슷해 구분하기가 쉽지 않는데, 사실 굳이 구분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차이를 찾는다면 가막살나무 잎 모양은 둥글고 옆으로 통통한 모양이지만 덜꿩나무는 타원형으로 좀 더 날씬하게 생겼다.
또 다른 특징으로 가막살나무는 잎 앞면에 털이 적고 뒷면에 많은데 비해, 덜꿩나무는 잎의 앞뒤로 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만져보면 느낌이 다르다.
가막살나무는 인동과 산분꽃나무속의 낙엽활엽관목이다. 높이는 2~3m 정도 자라며 어린 가지는 털이 있고 녹색을 띠는데, 자라면 회흑색이 된다. 가막살나무는 키가 그리 크지 않는 대신 줄기가 두껍게 자라며 옆으로 잔가지를 많이 만들어 내는 나무이다
잎은 마주나며 끝이 돼지 꼬리처럼 뾰족한 둥근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흰색으로 잔털이 있으며 끝이 우산살처럼 두 번 갈라진 꽃대가 나와 끝에 취산꽃차례를 이루면서 달린다.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오고 암술은 끝이 3갈래로 갈라지고 수술은 5개이다.
열매는 가을에 맺으며 동그랗고 빨갛게 익으며, 신맛이 난다. 크기가 1cm도 안 되며 버찌보다도 작다. 가막살나무의 열매는 간혹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줄기와 잎을 협미라 하여 햇볕에 말려 약재로 사용하는데 해열, 해독 작용이 있다.
열매는 약으로 쓰기도 하는데, 해아권두(孩兒拳頭)라고 하여 맛이 약간 쓰고 약성이 평범한 독성이 없는 생약이다. 구충 작용과 진통, 소염, 어혈, 타박상 치료에 탕으로 만들어 복용한다.
가막살나무는 중국 동남부, 일본, 대만, 한국에서 분포하며 우리나라는 남부지역 산지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산불에 대한 내화성이 강해 동백나무, 은행나무와 같이 방화수(防火樹)로도 쓰인다.
가막살나무는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이나 도심 소공원에 조경수로 많이 심는다. 음지를 싫어하고 양지를 좋아하는 나무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있는 가막살나무는 꽃이나 열매가 잘 달리고 싱싱하다. 반면 햇볕을 잘 받지 못하면 꽃이나 열매가 잘 맺히지 않는다.
가막살나무는 크게 자라지 않아 특별히 목재로서 쓰임새는 별로 없다. 그저 아담한 모습으로 봄에는 하얀 꽃을 풍성하게 피우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를 맺어 눈을 즐겁게 하다가 겨울에 새들에게 풍성한 먹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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