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 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생긋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의 한국 동요이다.
꽃말은 '비밀스러운 사랑'인데, 이런 꽃말이 붙은 이유는 옛날 호주 원주민들이 구혼할 때 아카시아 꽃을 선물로 주었기 때문이다.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이 꽃을 바쳤을 때 여자가 말없이 이 꽃을 받아들이면 결혼을 승낙하는 의미라고 한다.
아카시아는 본래 한국에는 없던 나무로, 북미가 원산지이다. 1900년대 초에 용산구 육군본부 자리와 경인선 철도 변에 일본인 총독이 지시해 처음 도입하였다. 그런데 아카시아는 죽여도 죽여도 살아나고 가시가 많아 쓸데없는 나무라는 부정적 인식이 생겼다.
더구나 산소 주변에 자라는 아카시아는 봉분까지 침투하는 고약한 존재라서 벌초 시 잘라내었으나 이듬해 더욱 많이 퍼져 나와 곤혹스럽게 하는 나무가 아카시아이다.
그뿐이 아니다. 왕성한 생명력으로 무장한 아카시아는 논밭 주변에 자라다가 어느새 그 영역을 넓혀 밭으로 뻗어 들어와 피해를 준다.
그러나 아카시아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벌꿀의 70%를 이 나무의 꽃에서 생산하니 양봉 농가의 입장에서는 삶의 터전이 되는 귀중한 나무이다.
아카시아 축제를 여는 곳이 있는데 서울 동대문구, 경북 칠곡에는 꽃이 필 무렵 축제가 열린다. 아카시아 꽃에서 진동하는 향기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정도이다.
아카시아 꽃은 남부부터 개화해 5~7월까지 피우기 때문에 양봉업자는 이때 한 곳에 자리 잡고 1~2주간 꿀을 모은 뒤 새벽에 개화 시기를 따라 북쪽 지방으로 올라간다.
한반도에 자라는 아카시아는 미국 원산의 아까시나무로, 아카시아속 식물과 다른 분류에 속한다. 오스트렐리아가 원산지인 아카시아는 미모사아과고, 아까시나무는 콩과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까시나무를 다 아카시아라고 부르기 때문에 국어사전에도 아카시아로 등재되어 있다.
여기서도 아까시나무(영어: black locust)를 아카시아(Acacia)로 소개하고 그렇게 부르기로 한다.
아카시아는 낙엽활엽교목이다. 종(種) 이름을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가짜 아카시아(False Acacia)’이고, 이 이름이 영어권 국가에서 종종 쓰인다. 미국 남동부가 원산지이며,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의 온화한 지역에 분포한다.
다 자라면 높이가 15~25m 정도이며 지름은 80cm 정도가 된다. 아카시아의 뿌리에는 질소 고정 박테리아가 있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잎은 길이가 2~5cm, 폭은 1.5~3cm이고, 이런 작은 잎 9~19개가 깃털 모양으로 잎대에 붙어 있다. 각 잎의 아랫부분에 작은 가시 한 쌍이 있다. 젊은 아까시나무의 가시는 2cm 정도 되며, 나무가 오래되면 가시가 없어지거나 아주 작아진다.
꽃은 흰색이고 강한 향기가 나며 먹을 수 있다. 꽃이 여러 개가 모여 꽃대에 주렁주렁 자라는데, 이 길이가 8~20cm이다.
열매는 5~10cm의 꼬투리와 꼬투리 안의 씨앗 4~10개로 이루어져 있다.
아카시아는 열매 모양에서 보듯이 콩과 식물이라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질소를 고정시켜 비료를 안 줘도 되고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아카시아는 생장이 빠르고 목재의 질도 뛰어나다. 목재로서의 가치도 다른 나무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아카시아는 6.25 전쟁 이후에 산림녹화를 위해 대량으로 심어졌다. 심으면 주변 식물들도 덩달아 잘 자란다고 한다.
아카시아 장작은 오랫동안 타고 화력이 강하며 연기가 적어 땔감으로도 아주 좋다. 잎은 영양가가 높아 가축 사료로도 좋다.
게다가 기존 생태계를 해친다는 일반의 생각과 달리 다른 나무가 잘 자라기 쉬운 토양에서는 다른 나무의 번식력에 밀려 사라진다고 한다.
아카시아는 한국의 토양에 맞지 않아 수명이 50년을 못 넘긴다. 뿌리가 얕고 약해서 나무가 커질수록 비바람에 잘 넘어지는 것도 오래된 나무가 없는 이유이다.
다행히 아카시아가 그동안 오해를 받아 왔음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산림청에서는 다시 아카시아를 심고 있다고 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 국유림 내에 매년 150ha씩 총 450ha 규모로 아카시아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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