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와 닮은 너도밤나무가 있다. 나무에 얽힌 민간 설화가 많다.
해풍이 있는 공기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극상림의 하나로, 주로 바닷가 근처에 자생지가 발견된다. 내륙에서는 습도가 높고 서늘한 바닷가 근처가 좋다. 내한성이 강하고 생장 속도가 느린 음수이나 매우 큰 거목으로 자란다. 많은 토양 수분을 요구하지만 공기 중의 습도가 높으면 비교적 건조한 곳에서도 잘 견딘다.
수형은 낙엽활엽교목으로 높이가 20m까지 자란다.
잎은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며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을 이루고 있다.
꽃은 6월경에 피는데, 수꽃은 두상으로 모여 잎겨드랑이에 늘어지며, 암꽃은 깍정이에 싸인 채 새로 난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2~3개가 두상으로 달린다.
열매는 견과로 10월경에 익는다.
너도밤나무의 이름에 대해 유명한 민간설화가 많이 있다. 등장인물이나 장소는 다르지만, 줄거리는 비슷하다.
하나는 어느 날 지나가던 스님이 어떤 아이를 보고 얼마 못 가 호환으로 죽을 운명이라 말했다. 아이 아버지가 깜짝 놀라 물으니, 스님은 사람 1,000명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사람 1천명을 구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고 하자 사람 1,000명 대신 밤나무 1,000그루를 심으면 재앙을 면한다고 하였다.
이윽고 호랑이가 왔다. 아버지는 밤나무 1,000그루를 심었으니 물러가라고 말했지만, 호랑이는 한 그루가 말라 죽었으니 아이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그때 옆에 있던 나무가 “나도 밤나무다“하자 호랑이는 물러갔다. 아버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그 나무에게 "그래, 너도 밤나무다." 하였다. 그 후 그 나무는 너도밤나무라고 불리게 됐다.
또 하나는 율곡 선생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신사임당이 율곡을 잉태했을 때 산신령이 말하기를 아이가 호환으로 죽을 운명이니 밤나무 100그루를 잘 기르면 호환을 면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나무가 죽어 100그루를 채우지 못했다. 호랑이가 율곡을 채가려 할 때 옆에 나무가 썩 나서 “나도 밤나무다” 해서 호환을 면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이의 호가 율곡이 됐다고 한다.
울릉도에 사람들이 처음 살기 시작할 때의 이야기라고 한다. 지금도 태하재를 올라가는 데에 너도밤나무 숲이 있고, 이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 너도밤나무의 이름이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이다.
하루는 산신령이 나타나서 마을 사람들에게 이 산에 밤나무 백 그루를 심으라고 하였다. 만약 백 그루의 밤나무를 심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린다고 경고를 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밤나무 백 그루를 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하루 만에 모두 심었다. 심은 밤나무에서는 싹도 나고 잎도 나면서 잘 자랐다.
그런데 한 그루가 말라 죽어 100그루를 채우지 못해 벌을 받게 되었다. 그때 자기도 밤나무라고 손든 이가 있어, "너도밤나무?"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여 사람들은 위기를 넘겼고, 너도밤나무는 사람들로부터 귀함을 받는 나무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밤나무는 다 죽고 너도밤나무만 번성하게 되었다.
현대에는 카를 폰 린네가 식물을 분류하다가 밤나무 종류가 하도 많이 나오자 '그래, 너도 밤나무다!'라고 한탄한 종류가 너도밤나무가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퍼져 있다.
그런데 밤나무와 닮은 듯 다른 너도밤나무와 나도밤나무가 있어 가끔 족보 논쟁이 일기도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너도밤나무는 밤나무와 친족으로 분류하고, 나도밤나무는 피가 섞이지 않은 남남이다.
너도밤나무는 떫긴 하지만 먹을 수 있는 반면에, 나도밤나무에는 사포닌과 글루코사이드 등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설사나 구토 등 위장장애를 겪을 수 있어 먹으면 안 된다. 밤이랑 비슷하게 생겨 호기심에 먹었다가는 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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