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백난아라는 가수가 1942년에 부른 찔레꽃의 1절 가사이다. 지금도 많은 가수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이다. 다른 가수들도 찔레꽃을 두고 많이 노래 불렀는데, 장사익의 찔레꽃은 ‘하얀 꽃 찔레꽃 / 순박한 꽃 찔레꽃’으로 시작한다.
찔레꽃은 5월이면 전국 길가나 산비탈에 핀다. 찔레꽃은 장미과 꽃이다. 영어명이 야생장미를 뜻하는 ‘wild rose’다. 찔레라는 말 자체가 찌르는 나무였다가 찔레나무가 된 것이다.
찔레는 낙엽활엽관목으로 높이가 1~2m로 자라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덩굴처럼 밑으로 늘어져 서로 엉키며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5~9개의 작은 잎으로 구성된 기수 깃꼴겹잎이다. 작은 잎은 타원형 또는 넓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길이가 2~4cm이며 양 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에 잔털이 있으며, 턱잎은 아랫부분이 잎자루 밑부분과 붙고 가장자리에 빗살같은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붉은색으로 피고 원추꽃차례로 한데 모여서 달린다. 작은 꽃자루에 선모가 있고, 꽃받침조각은 바소꼴이며 뒤로 젖혀지고 안쪽에 털이 빽빽이 있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다.
열매는 9월에 붉은색으로 익고, 길이 2~3mm의 수과이나 화탁이 발달하여 열매같이 보인다. 다수의 수과를 둘러싸고 구형으로 되어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야산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생육환경은 양지 혹은 반그늘의 어느 곳에서나 잘 자란다. 학명은 Rosa multiflora이다.
찔레꽃이 고향을 상징하고 한국적 감성에 맞는 이유는 찔레의 흰 꽃이 우리 민족이 즐겨 입던 흰옷과 정서적으로 공감되어서 일 것이다. 찔레꽃은 밝은 햇살을 좋아하지만, 햇빛을 받기 어려운 숲속에서도 조그만 틈을 비집고 자라나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낸다.
한국 전쟁 후 이 땅에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농촌에서는 봄에 늘 배고픔을 겪었다. 그 시절 봄에 돋아나는 연한 찔레순은 가벼운 단맛이 있어서 아이들한테 좋은 먹거리였다.
사실 요즈음 시각으로 보면 찔레순은 비타민과 각종 미량원소가 들어있어 어린이의 성장발육에 큰 도움이 된다. 가난한 시절에 먹던 시래기가 요즈음 건강식품으로 팔리고 있지 않는가.
어린 새 가지는 껍질을 벗겨 그대로 먹거나, 생채로 무쳐 먹기도 하고 부드러운 순을 꺽어 차로 만들면 향기가 그대로 살아난다.
가을철에 굵은 콩알 크기로 빨갛게 익는 열매는 영실이라 하여 약으로 쓰며 성질이 시원하고 맛은 시다. 열매에는 멀티플로린. 루틴, 지방유가 있으며 열매껍질에는 리코펜과 알파카로틴이 함유되어 있다.
뿌리에는 톨멘틱산, 타닌이 있으며, 잎에는 비타민 C, 꽃에는 아스트라갈린이 들어있다. 뿌리는 장미근이라고 하여 피를 맑게하고, 거풍의 효과가 있어 신염, 부종, 응종을 치유한다.
약용법은 말린 뿌리 50g 정도를 1리터 물을 붓고 반이 될 때까지 달인 후 하루 2~3회 나누어 마신다. 꽃도 말려서 이같이 달여 마신다.
서양에서는 찔레 뿌리로 만든 담배 파이프가 유명한데 최고급 남성용품의 대명사인 던힐이 1907년 런던 듀크가에 담배 가게를 열면서 찔레 뿌리로 수가공한 파이프를 만들어냄으로써 명성을 떨치는 계기를 잡았다.
향이 좋아 찔레꽃을 증류해 화장수로 이용하기도 하며 덩굴장미의 대목으로 이용하며 뿌리는 단단하고 불에 잘 타지 않아 담배 파이프나 고급가구의 재료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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