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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동요 속에 친숙한 나무, 포플러로, 판문점 도끼만행에

마을에서 흔히 보는 나무

by 소우행 2020. 1. 2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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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박목월의 시 흰구름)

 

미루나무에서 매미가 울어요

형이랑 나는 살금살금 매미를 잡으러 가요 (초등학교 교과서)

 

미루나무는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려있는 동요로 우리가 어릴 때부터 친숙하게 부르던 나무 이름이다. 미루나무는 미국에서 들어온 버들이라는 뜻이다. 미류(美柳)나무라고 쓰던 것이 발음이 쉬운 미루나무로 표준이 되었다.

 

시중에서는 포플러라고도 불리지만, 정확히는 포플러는 미루나무와 양버들의 잡종으로 병충해에 강하게 만든 나무이다. 일제강점기 무렵에 포플러라는 이름으로 도로변의 가로수나 학교, 마을 광장 등에 미관용으로 많이 심었다. 지금은 가로수용으로는 플라타너스나 은행, 메타세콰이어 등 다른 수종으로 많이 교체되었다.

 

미루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으로 빨리 자라고 그늘을 잘 만들지만, 수명이 짧다. 생장이 빠르고 이식이 잘되기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심었으나 거의 사라지고 양버들만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 특히 미루나무와 양버들의 잡종인 이태리포플러가 장려되어 전국 어디서나 보였다.

 

미루나무와 양버들, 이태리포플러는 서로 비슷하지만, 미루나무는 미국, 양버들은 유럽에서, 이태리포플러는 캐나다가 원산지인데 이태리에서 가져와서 이태리란 이름이 붙었다. 미루나무는 잎의 길이가 너비보다 길고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는 점이 양버들과 다르다. 이태리포플러는 두 나무의 중간 정도이다.

 

미루나무

미루나무는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높이 30m, 지름 1m까지 자란다. 수피는 자라면서 세로로 터지며 흑갈색으로 변한다. 학명은 Populus deltoides MARSH.이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의 삼각형에서 넓은 달걀형이며 잎의 길이가 폭보다 길고, 712정도 크기이며 가장자리에 안으로 굽은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좌우로 편평하고 끝에 두세 개의 꿀샘이 있다.

 

꽃은 암수가 각각 딴 그루에 달리는데 잎이 나기 전인 3월 하순에서 4월 상순에 핀다. 우리나라에는 암나무를 찾기가 어렵다. 수꽃은 길이 710되는 꼬리화서에 달리며, 4060개의 수술이 컵 같은 화피 안에 달린다.

 

열매는 삭과이며 서너 개로 갈라져서 많은 종자가 나온다. 5~6월쯤 되면 15~30cm되는 삭과형 열매가 아래로 늘어진 이삭처럼 줄지어 자라난다. 미성숙한 열매의 각 개체는 덜 익은 꽃사과랑 은근히 유사한 난형의 형태를 취한다. 열매가 성숙하면서 갈라진 후 씨가 드러나는데, 이 씨들은 솜털로 덮여 있다.

 

솜털에 싸인 아주 작은 씨는 바람을 타고 흩어지는데 씨는 10일쯤 지나면 발아력이 떨어져 이 기간 안에 발아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루나무를 번식하려면 씨에 의존하지 않고 봄에 꺾꽂이하면 된다.

 

미루나무 목재는 흰색이나 옅은 갈색을 띄며 무르고 약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목재 구분 시 소프트 우드(Soft wood)로 분류된다.

 

이러한 미루나무 목재는 젓가락, 성냥개비, 상자, 가구, 펄프, 포장용 톱밥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포장용 톱밥 외에도 느타리버섯 등 식용버섯을 재배하는 톱밥으로도 애용되는 나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제일 큰 미루나무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구내에서 자라고 있다. 역사 속의 미루나무는 1923년 서대문형무소 건립 당시 심어졌다. 사형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 사형장으로 가는 독립지사들이 독립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함을 미루나무 앞에서 애통함을 토해냈다고 한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의 원인이 된 나무가 미루나무이다. 1976년 초소 앞에 무성한 미루나무 가지를 치던 유엔군을 북한군이 습격해 도끼로 미군 장교 두 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포드 미국 대통령이 항공모함과 전폭기를 급파하면서 한반도는 전쟁 직전까지 갔다. 미국과 미루나무를 둘러싸고 벌어진 사태는, 김일성이 사과문을 보내오면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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