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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나무, 잎으로 떡을 해 먹고, 수레바퀴로 쓰고

마을에서 흔히 보는 나무

by 소우행 2020. 1. 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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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나무는 시무식 때 쓰는 나무인가 아니면 다른 이름에서 유래한 나무인가. 시무나무는 옛 방언에 스믜나무, 스무나무 또는 스미나무라고도 불렀다. 시무라는 말은 옛말로서 스무, 20(二十)을 뜻한다. 그래서 시무나무를 20리목이라고도 불렀다.

 

이름에 거리 표시가 들어간 나무가 꽤 있다. 옛날에 오리마다 심었다고 해서 오리나무가 있고, 꽃의 향기가 백리를 간다고 해서 백리향, 천리를 가는 천리향이라 불리는 서향, 만리를 가는 만리향의 목서가 있다.

 

시무나무를 조선 시대에 20리마다 심었다고 하지만 사실 지금은 주변에 잘 보이지 않는다. 조선 후기의 유명한 방랑시인 김삿갓은 그의 풍자시에서 시무나무 아래 서러운 손이 망할 놈의 마을에서 쉰밥을 얻어먹는다(二十樹木下三十客 四十村中五十飯).”라고 하여 시무나무 아래에서 나그네 신세의 서러움을 읊었다.

 

김삿갓의 시는 이십, 삼십, 사십, 오십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이십수 즉, 시무나무 아래에서 삼십 즉 서른, 서러운 객이 사십, 마흔 촌 망할 촌에서 오십, 쉰 밥을 얻어먹는다고 표현했다. 김삿갓다운 시이다.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15~30m쯤 자라며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거나 흑회색이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가지에 어린 가지가 변한 길쭉한 가시가 많이 난다.

 

시무나무
경북 영양군 주사골 시무나무 보호지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 모양이거나 타원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길이는 1~6cm이며 측맥은 8~15쌍이고 잎 뒷면 잎맥 위에 털이 있다.

 

꽃은 45월에 피며, 잎겨드랑이에서 연노란색 꽃이 1~4개씩 모여 핀다. 수꽃과 양성화가 한 그루에 같이 피는데 수꽃은 가지 아랫부분 양성화는 가지 윗부분의 겨드랑이에서 달린다. 꽃자루는 털이 없다. 수술은 4개 암술대는 2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6월에 익어 89월까지 붙어 있다. 열매가 비대칭이고 종자에 날개가 한쪽에만 달리며 긴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몽골, 일본 등 동양에서만 자라는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흔한 나무이지만 세계적으로는 11종만 있는 희귀한 나무 중 하나이다. 학명은 Hemiptelea davidii (Hance) Planch.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의 낮은 지대에서 자란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며, 습한 토양을 좋아하여 하천 주변이나 숲 가장자리에 주로 분포한다. 내습성이 강하여 물에 잠겨도 피해가 없다.

 

시무나무의 한자 이름은 자유(刺楡)이다. 느릅나무 중에서 가지에 가시()가 있는 나무라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시무나무를 느릅나무의 한 종류로 보았다.

 

시무나무 잎은 느릅나무잎 떡과 함께 흉년에는 귀중한 구황 식량 역할을 했다. 봄에 새로 나오는 어린 시무나무 잎은 밀가루나 쌀가루, 콩가루 등 여러 가지 가루를 묻혀서 떡으로 만들어 먹었다.

 

느릅나무는 곡식이 떨어졌을 때 속껍질, 어린잎, 열매로 주린 배를 채우는 소중한 구황식물이었다.

 

시무나무는 느릅나무과 나무 가운데 가장 크며 재질이 단단하고 치밀해서 수레바퀴 만드는 목재로 박달나무 다음으로 쳤다. 차축의 재료로 박달나무를 초유(楚楡)라 하여 으뜸으로 삼았고 다음을 자유인 시무나무로 여겼다.

 

목재가 단단하고 치밀하여 10년이 지난 나무로 국자나 주발 등 집안 기구로 만들었고 15년 이상 된 것으로 수레바퀴나 큰 통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러다 보니 오래된 노거수가 별로 없다. 경상북도 영양군 석보면 주남리 주사골의 시무나무와 비술나무 숲이 천연기념물 제47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시무나무는 종자로도 잘 번식될 수 있으며 가지를 휘어 땅에 묻어두면 거기서 뿌리가 내린다. 이렇게 묘목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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