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듣기만 해도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있는 나무가 많다. 생강나무는 생강 냄새가 나고, 소태나무는 씹으면 소태처럼 써 소태나무이다. 그러면 피나무는 어째서 피나무일까? 피가 나서 피나무일까 아니다. 한자 피(皮)에서 유래하였다.
피나무의 나무껍질은 섬유로 이용하였으므로 한자로 피목(皮木)이 되었고 그래서 피나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에서 온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피나무를 두고 단목(段木)이라 부른다.
피나무는 낙엽활엽교목으로 나무는 높이 20m, 직경 1m까지 자라며 줄기가 매우 곧바르며 가지는 비교적 곧고 길게 뻗는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얇게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며 길이 3~9㎝로 넓은 계란형이며 끝이 갑자기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뒤집어 보면 보송한 갈색 털이 있다.
꽃은 산방화서로 6월에 연한 황색으로 달린다. 이 꽃차례 자루 위로 꽃과 같은 색깔의 포라고 하는 것이 달리는데 꽃이 꽃가루받이를 거쳐 종자가 여물도록 내내 달려 있다. 어찌 보면 주걱 같기도 하고 프로펠러 같기도 한 이 포는 피나무들의 아주 중요한 특색 중 하나이다.
열매는 원형 또는 도란형으로 능선이 없고 백색 또는 갈색털이 밀생하며 황백색으로 길이는 약 5㎝이다. 9∼10월경에 성숙한다. 열매가 맛이 없다고 하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피나무과 피나무속에 속하는 나무는 찰피나무를 비롯하여 섬피나무, 기피나무, 염주나무 등 아홉 종류가 우리나라에서 자란다. 그 가운데 여섯 종류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모양이 비슷비슷하여 그저 피나무라고 같이 부르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피나무는 계곡이나 산록, 산복의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 잘 자란다. 옛날부터 남벌이 잦아 피나무 군집을 찾기 힘들지만, 오대산이나 설악산 계곡에 모여 사는 피나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크고 좋은 나무는 이미 잘려나갔고, 그 나무의 자식들이 만들어낸 작은 나무숲이 대부분이다.
피나무의 용도는 아주 다양하다. 목재의 재질이 아주 뛰어난데 껍질을 벗겨 섬유로 이용하면 아주 질기다. 나무의 겉껍질은 옛날에 지붕을 이는 데 쓰였고 부드러운 속껍질을 벗겨서 짜서 자루나 포대를 만들었다. 그 외 노끈을 꼬아 고기를 잡는 어망을 만들기도 했으며 망태 등을 만들었다.
영어로는 Basswood라고도 하는데 나무의 속껍질을 뜻한다. 피나무의 사용 분야는 특히 세밀한 조각 작업에 적합한데, 이 나무는 연성이 좋고, 입자가 적고 밀도가 낮으며 대부분의 기본 조각 도구로 쉽게 작업할 수 있다. 질이 연하면서도 갈라지거나 뒤틀리는 일이 없고 색감이 부드럽고 나이테 구분까지 뚜렷하지 않아 최고의 목재 중 하나였다
피나무 바둑판은 유명한데 아름드리 피나무를 통째로 잘라 바둑판을 만든다고 군인들에 의해 많이 잘려나갔다, 예전에 장성이나 영관급 장교들의 전역 기념물로 바둑판을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 공식적인 일의 하나였다. 어떤 군인들은 심지어 그곳으로 발령을 받으면 숲속에서 저 피나무는 내 바둑판이라고 정해놓았다가 나중에 챙겨 가기도 했다고 한다.
피나무의 꽃에는 많은 밀원이 있어 꿀을 생산할 수 있는 밀원식물이다. 피나무 꿀은 꽃의 꽃받침이 있는 부근에서 나오는데, 향기가 좋고 당분 함량이 높으며 양도 많아 아주 훌륭한 밀원나무이다.
한방에서는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따서 말린 것을 피목화라고 하는데 해열이나 땀을 내게 해주므로, 감기로 열이 날 때 쓴다고 한다. 열매는 지혈제, 잎은 종기나 궤양 치료약으로 쓴다.
나무는 조경수로 개발하여도 손색이 없는 나무이다. 대기오염에 강하고 수형이 아름다워 가로수, 공원수로 많이 심어왔다. 심장 모양의 커다란 초록 잎, 여름마다 나무 전체를 뒤덮는 향기로운 담황색 꽃, 게다가 빨리 자라고, 전정이 가능하여 마음대로 모양을 가꿀 수 있고 환경 적응력도 강한 편이니 훌륭한 조경수로 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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