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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향목 너무나 흔히 봐서 잘 모르는 나무 치통에 약효까지

사연과 약효 많은 나무

by 소우행 2019. 12. 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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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관공서나 학교 등 화단이나 정원이 딸린 건축물에서는 다 볼 수 있는 그 울타리 나무가 회양목이다. 회양목이 없는 정원이 없으니 누구나 회양목을 처음 본 것은 정원수로 심어진 모습일 것이다. 둥글게 잘 잘라 모습을 만든 회양목은 화단의 가장자리나 길 양쪽으로 심곤 한다. 잔디밭에 철책이 없는 곳이라면 으레 회양목으로 경계를 하며, 고속도로나 큰길에 도시의 이름을 회양목으로 써 놓아 환영하는 글자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그래서 누구나 회양목은 다 알고 있다.

 

그토록 잘 다듬어진 회양목을 보고 관상수라는 사실 외에 이 나무가 우리 산에 자생하는 나무인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더구나 우리 정원에 조경을 목적으로 심는 나무는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 심지어는 서양에서 들여온 것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회양목과의 상록 활엽 관·교목으로 대한민국 어디에나 자생하는 나무이다. 참 흔하지만 의외로 나무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꽤 있다. 너무 흔해서 굳이 이름을 묻거나 찾아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일까.

 

회향목

예전에는 도장의 재료로 많이 쓰여서 도장나무라고 했다. 생장이 아주 느린 나무이기 때문에 나무의 직경이 25cm정도 되는데 600년에서 700년 정도 걸리며 생장이 더딘 만큼 재질이 치밀하고 균일한데다 광택까지 있기 때문에 도장 만들기에는 제격일뿐만 아니라 조각 재료, 목관악기나 현악기의 줄받이, 장기알 및 각종 측량도구에 사용되어온 고급 목재이다.

 

높이 자란 회양목은 도산서원의 퇴계 선생이 거처하던 집 앞에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이는 2m밖에 되지 않는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이 나무는 한 해에 한 치만 자란다고 하는데 회양목이 얼마나 더디 자라는지 짐작하게 한다.

 

회양목은 회양목 말고도 잎이 좁고 긴 긴잎회양목, 잎이 더 크고 잎자루에 털이 없는, 섬 지방에 사는 섬회양목 등의 변종이 자라고 있다. 회양목의 학명은 Buxus koreana 이다. 여기서 속명 Buxus'상자'라는 뜻의 라틴어 'buxas'에서 유래된 것으로 서양에서는 이 나무로 작은 나무 상자 같은 것을 만들었다고 한다. 종소명 koreana는 이 나무가 한국 특산종임을 알려주고 있다. 영어 이름도 박스 트리 Box tree 이다.

 

나무껍질에 연한 회색으로 코르크가 발달하여 깊은 홈이 진다. 잎은 마주 달리고, 홀수깃꼴겹잎이다. 꽃은 이른 봄에 피고 원추꽃차례로 달리며 2가화이다. 노랑에 녹색이 섞인 꽃은 크기가 작고 모양이 두드러지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다. 이른 봄에는 밀원이 되는 꽃들이 미처 피지 못하여 귀한데 이때 분비되는 회양목 꽃의 꿀은 벌들의 훌륭한 식량이 된다.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다. 수꽃은 대개 세 개 정도의 수술과 암술의 흔적이 있고, 암꽃은 반대로 세 갈래로 갈라진 암술이 있다. 이 꽃들은 몇 송이씩 모여 피는데 대개 수꽃들 가운데에 암꽃이 있다.

열매는 핵과로 7~10월에 둥글고 검게 익으며 겨울에도 달려 있다.

 

선조들은 이 단단한 회양목으로 얼레빗을 많이 만들어 썼다. 회양목으로 만든 얼레빗은 부러지지 않고 부드러워 머리가 잘 빗겨지며 결이 일어나서 머리카락을 상하는 일도 없어 최고로 쳤다.

 

회양목이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변함없이 잘 자라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함경도나 전라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역에 분포하는데 석회암 지대에서 많이 출현하기 때문에 석회암 지표 식물로 인식된다.

 

회양목은 일부에서 약용식물로도 이용한다. 어느 계절에나 잎과 가지 또는 수피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두었다가 쓰기 전에 썰어 이용한다. 회양목에는 북신, 파라북신, 북시나민 등의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다.

 

잎과 수피를 달여서 마시면 류머티즘에 효과를 보고 산모가 아기를 낳을 때 난산을 하면 회양목을 달여 마시게 하기도 했다. 뿌리는 풍과 습기로 인한 통증, 줄기는 지혈과 타박상에 썼다. 그 밖에 백일해와 치통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번식은 여름에 채취한 종자를 뿌리기도 하지만 워낙 더디 자라므로 주로 가지를 잘라 삽목하여 번식시킨다. 삽목은 보통 여름이나 가을에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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