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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동네 어귀를 천년간 지킨 정자나무

마을에서 흔히 보는 나무

by 소우행 2019. 12. 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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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우리나라의 시골 동네 어귀에는 어김없이 정자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정자나무로서 가장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 것이 느티나무였다. 그 나무 밑에서 마주 앉아 장기를 두는 노인들과 재잘거리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는 그늘을 제공하기도 하였고, 때로는 학문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느티나무는 은행나무와 함께 천년을 손쉽게 훌쩍 넘기는 장수목으로 짧게는 조선왕조, 길게는 고려나 신라인과 삶을 같이 해 오면서 민족의 비극도, 애달픈 백성들의 사연도 모두 듣고 보아오면서 오늘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는 나무가 바로 느티나무이다.

 

1,000년 이상 오래 사는 나무로 총 이십여 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신라시대부터 느티나무를 신성시해 벌채를 금지해 온 나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근한 나무인지라, 충청북도, 경상북도, 경상남도의 도목으로 지정되어 있고, 이 외에도 여러 지자체의 시목, 군목 등으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초중고 및 대학교의 교목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느티나무

 

속씨식물문 쐐기풀목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이다. 한자어로는 괴목(槐木), 규목, 궤목이라고도 한다. 학명은 Zelkova serrata MAKINO이다.

 

온대 또는 냉대에서 자라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20~35m까지 자라며 지름이 3m로 굵은 가지가 갈라지고, 나무껍질은 회백색이고 늙은 나무에서는 비늘처럼 떨어진다. 가지가 사방으로 고르게 퍼져서 위에서 본 나무 모양이 둥근 모양을 이루고, 줄기의 색은 회백색이며 나무껍질은 울퉁불퉁하다. 새로 난 가지에는 빽빽한 잔털이 나 있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고 긴 타원형 또는 난형이며, 길이가 2~12cm, 폭이 1~5cm이고 표면이 매우 거칠거칠하며 잎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뚜렷한 톱니가 발달한다. 잎맥은 주맥에서 갈라진 8~18쌍의 측맥이 평행을 이루며, 잎자루는 1~3mm로 매우 짧다. 잎이 많고 무성해서 넓은 나무 그늘을 만들기 때문에 정자나무로 가장 많이 심어진다.

 

꽃은 암수한그루이고 5월에 피고, 수꽃은 새 가지 밑부분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46개로 갈라진 화피 열편과 수술이 있고, 암꽃은 새 가지의 윗부분에 1개씩 달리며 퇴화된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꽃잎이 없는 녹색 풍매화가 핀다.

 

열매는 핵과로 일그러진 동글납작한 모습이며 뒷면에 능선이 있고 지름은 4정도로서 10월에 익는다.

 

한민족은 예전부터 오래된 느티나무를 마을을 지켜주는 상징으로 여겨 왔다. 가지가 넓게 퍼지는 특성이 있어 그늘이 많아 정자 근처에 많이 심었다.

 

280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김제의 느티나무는 높이 5미터쯤부터 가지가 갈라지고 줄기 밑 부분에 구멍이 있고 옆에 큰 넓은 암반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암반이 조금만 높았더라면 동네에 역적이 날 뻔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월 대보름이면 줄기에 동아줄을 매어 온 마을 사람들이 줄다리기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느티나무는 역사성과 문화성을 지니고 있으며, 천년동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수 나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목, 귀목, 신목으로 받들어 봄에 트는 싹의 모양을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제주도 성읍리 느티나무, 경북 청송의 느티나무를 비롯하여 곳곳에 500~1,000년이 된 나무들이 많다.

 

느티나무 목재

느티나무의 목재는 결이 곱고 단단해서 우리나라에서 제일로 친다. 느티나무의 목재는 나무결이 곱고 황갈색의 색깔에 약간 윤이 나며 썩거나 벌레가 먹는 일이 적은 데다 다듬기도 좋다. 그러면서도 물관의 배열이 독특하여 아름다운 무늬를 갖고 있으며 큰나무가 될수록 비늘 모양, 구슬 모양, 모란꽃 모양의 무늬와 함께 기름기가 약간 배어 있는 듯한 광택도 있다.

 

건조할 때 갈라지거나 비틀림이 적고 마찰이나 충격에 강하며 단단하기까지 하며 느티나무가 갖는 바깥 모양의 고고함을 구태여 말하지 않더라도 나무의 여러 가지 속 성질만을 종합해 보아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나무라고 단정할 수 있다.

 

서민은 살아서 생전에 소나무로 만든 집에 살고, 소나무로 만든 기구를 쓰다가 소나무 관에 묻힌다고 한다. 반면 양반은 느티나무로 지은 집에서 느티나무로 만든 가구를 가지고 살다가 느티나무 관에 묻힌다고 한다.

 

그만큼 예전부터 고급 재료로 인정받았다. 현재 느티나무의 가격 변동이 있겠지만 잘 자란 느티나무는 50년 수령 기준으로 몇백만원을 호가한다. 뿌리 역시 가공하여 장식품을 만드는데 400~500년으로 수령이 추정되던 느티나무 뿌리가 가공되어 억대의 가격으로 팔린 적이 있다.

 

느티나무의 가치로 묘목 판매를 위한 재배가 늘어났다. 그러나 거의 모든 수종이 그렇듯 옮겨 심기에는 취약함을 보인다. 느티나무 역시 옮겨심기를 했을 때 실패 확률이 높고 특히 성목의 실패 확률이 가장 높다. 가로수나 정원수로 쓰이는 느티나무가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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