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나무는 이름이 아주 친근한 나무이다. 어원이 불분명한데, 옛날에 길가에 지표로써 5리마다 한 그루씩 심었다고 해서 오리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 설이 있고, 오리나무 서식지가 습한 지역임을 봤을 때, 물새를 대표하는 오리에서 그 유래를 찾아야 한다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예전부터 민간에 내려오는 나무타령이라는 노래에 보면 ‘십 리 절반 오리나무’라는 대목이 나오는 것으로 보면 길에 오리마다 나무를 심어놓고 거리를 표시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있다. 그러나 산이나 들에 가보면 오리나무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오리나무와 형제인 물오리나무나 사방오리는 자주 만날 수 있지만, 오리나무는 무척 귀하다. 다만 논이나 늪지대처럼 습한 땅을 좋아하는 나무란 건 확실하다. 대체로 오리나무가 있는 곳들은 깊은 산 속이라도 개울가나 도랑 근처인 경우가 많다.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학명은 Alnus japonica STEUD.이다. 영어로는 Japanese alder라고 불리는데 최초 발견자인 툰베리가 일본에서 이 나무를 발견하고 채집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나무는 높이가 20m에 달하며 어린 가지에 털이 있거나 없고, 약간 능선이 지며 껍질눈이 뚜렷하고 겨울눈에 대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형, 피침상 난형 또는 넓은 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은 뾰족하거나 둥글며 2∼4㎝의 자루가 있고 길이 6∼12㎝이다.
꽃은 잎도 나기 전인 이른 봄에 달린다. 자웅이화이며 수꽃 이삭은 길이 4∼9㎝로 각각의 포에 꽃이 3, 4개씩 달린다. 꽃가루를 한껏 머금은 수꽃화서가 가지 끝에 축 늘어져 달리며 암꽃 이삭은 긴 난형이고 한 포에 꽃이 2개씩 달린다.
열매는 2∼6개이며 타원형의 작은 구과로 적갈색이다. 그 모양이 솔방울을 축소한 듯한 꽤 귀여운 모습이라 겨울에 크리스마스 장식으로도 은근히 많이 사용된다. 꽃은 3월에 피고 10월에 결실한다. 지난해 열매는 겨울을 보내고 묵은 가지에 달려 있다. 바닥에 떨어진 것들도 아직 눈에 띈다. 오리나무 종류인 사방오리나무, 물오리나무의 열매도 많이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생각보다 용도가 다양한 나무였다. 가지는 잘게 썰어 논밭에 비료로 뿌리기도 했고 열매와 껍질을 달여서 염료로 쓰기도 했으며 목재는 가벼우면서 튼튼했기 때문에 나막신이나 얼레빗, 하회탈을 만들 때 쓰기도 했다.
재질이 연하여 함지박, 나막신 같은 목기제조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었고, 수피나 과실에서는 명반을 염색재로 나무껍질은 흑색의 천연염료를 뽑는 데 사용한다. 한방에서는 수피나 가지를 약재로 이용한다.
가을철에 잎이 떨어지기 전에 열매를 따서 약으로 쓰는데 한방에서는 지사제로 또는 위장에 병이 있을 때 처방하며, 민간에서는 껍질을 달여 산후에 피를 멎게 하거나 위장병, 눈병, 류머티즘, 후두염 등에 쓴다고 한다. 또 봄철에 달리는 수꽃은 폐렴에 좋다고 한다.
이 나무는 왕릉부근에 많이 심고 있다. 이는 왕릉이 비교적 낮은 평지에 만들어지고 있어서 오리나무가 잘 생육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는 생장속도가 빠르고 척박지에도 잘 견딜 수 있으므로 속성 사방수로 많이 쓰인다.
오리나무는 낮은 습지에 살며 우리나라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군림을 이룬 곳이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 특히 만주, 우수리, 시베리아에 많이 분포한다. 우리나라 저습지가 논밭이나 주거지로 개발되지 않았다면 그곳엔 오리나무가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전국의 저습지에 많이 자라지만 오래된 오리나무를 보기는 힘들다.
오리나무속 나무들은 자작나무과임에도 뿌리혹박테리아의 도움을 얻어 질소 고정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리나무는 공중의 질소를 식물이 직접 영양분으로 만들어 이용할 수 있게 바꾸어주는 근류균이 공생하므로 스스로 땅속에서 양분을 만들어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람은 물론이고, 땅도 비옥하게 한다. 지금 이런 부문에 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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