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피나무를 굴태나무, 꾸정나무, 굴황피나무, 산가죽나무라고 부른다. 특히 산가죽나무라 부르는 이유는 겹잎의 모양과 회색을 띠며 세로로 갈라지는 껍질이 가죽나무와 닮았기 때문이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부터 한반도의 중부 이남 지역에는 굴피나무가 일찌감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었으며 수천 년 전에는 지금의 참나무처럼 우리 강토 곳곳에 있었다.
흔히 굴피집을 만드는 재료가 굴피나무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있는데 굴피집의 굴피는 굴참나무 껍질의 준말이다.
굴피나무는 낙엽활엽교목으로 가래나무과이며 높이 3m, 지름 10cm 정도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인데, 세로로 길고 잘게 갈라진다. 작은 가지는 털이 있으나 점점 없어지며 황갈색 또는 갈색으로서 뚜렷한 피목이 드문드문 있다. 나무껍질은 물에 잘 썩지 않는다.
잎은 홀수깃꼴겹잎이며 길이 15~30cm로서 7~19개의 대가 없는 작은잎으로 되며 엽축과 엽병에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작은잎은 길이 4~10cm로서 새의 깃 모양을 이루고 있거나 큰 달걀 모양의 바늘 모양이다. 약간 낫과 비슷하게 구부러지며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고 양면에 백색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꽃은 5~6월에 피며 암수한그루이고 취산꽃차례로 가지 끝에 핀다. 수꽃 이삭은 지난해 가지 끝의 잎겨드랑이 부분에서, 암꽃 이삭은 새로 나온 가지 끝에서 길게 늘어진다.
열매는 견과이며 이삭이 되어 길게 늘어진다. 열매는 긴 타원형이며 길이 3~5cm로서 흑갈색이고 털이 없다. 열매는 솔방울 같이 생겼으나 좀 더 작고 날렵하며 낙엽이 진 겨울에도 그대로 달려있다.
나무는 중부 이남의 산 중턱 양지에 분포하며 남부 및 도서 지역으로 갈수록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나무껍질을 많이 사용하므로 오래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경상남도 고성군 개천면 북평리에 소재한 옥천사에는 200년 이상 되는 굴피나무 노목 군락이 있다.
굴피나무는 우리나라 산에 흔한 느티나무나 참나무와 같은 막강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임금님의 시신을 감싸는 목관으로 선택되었다.
또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선박의 몸체가 되는 영광을 얻었다. 완도군 약산도에서 발견된 고려 초기 화물선을 만드는 선박재의 일부로서 굴피나무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굴피나무는 쓰임이 다양하다. 나무껍질은 질기고 물에 잘 썩지 않아 끈을 만드는데, 쓰이며 어망을 만들기도 하였다. 나무의 안 껍질은 질겨서 줄 대용이며 어망을 만들기도 하며 잎을 찧어서 물에 풀면 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다.
또 나무껍질에서는 황색 염료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을 어망 염료로 썼다. 열매는 황갈색 물을 들이는 염료로 이용되고, 열매가 달린 채로 꺾어 꽃꽂이 재료로도 쓴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약용하는데 생약명을 화향수과라고 하며 맛이 쓰고 매우며 약성은 차고 진통, 종기, 거풍 등의 효능이 있어 근육통, 복통, 치통, 습진, 종창 등의 치료에 사용하며 잎도 말려서 약용한다. 열매의 추출물은 염증성 장 질환과 피부 미백, 항노화작용이 있는 것이 밝혀졌다.
잎은 화향수엽이라고 하며 창상, 창독의 치료 효과가 있으나 약간의 독성이 있으므로 내복용보다는 외용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용으로 달인 액을 환부에 바르거나 분말을 만들어 환부에 바른다. 잎은 독성 때문에 내복은 피하는 것이 좋고, 외용으로 짓찧어서 환부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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