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나무를 염부목, 소금나무라고 하는데, 이는 열매에 소금처럼 짠맛이 나는 가루가 있기 때문이다. 열매가 익을 무렵에 하얗게 달라붙어 있는 가루가 시면서도 짠맛이 난다. 그래서 옛날에는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에 살던 사람들은 붉나무 열매를 물에 넣고 주물러서 그 물을 소금 대신 쓰거나 간수 대신 두부를 만드는데 사용했다. 붉나무 소금을 간수 대신 써서 두부를 만들면 두부 맛이 천하일품으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두부를 만들려면 붉나무 열매에 붙은 가루를 간수 대신 써야한다.
붉나무는 가을에 빨갛게 물드는 단풍이 아름다워서 그 이름을 붉나무라고 지었다. 붉나무는 옻나무과에 딸린 낙엽 중간키 나무로 단풍잎보다도 더 진한 빨강색으로 물드는 잎은 보기에도 매우 아름답다. 가을 단풍이 불에 타는 것처럼 붉다고 해서 불나무라고도 하고 북나무 또는 뿔나무라고도 부른다.
또 붉나무는 귀신을 쫓아내는 효험이 있다고 믿어 집에 심지 않고 사용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붉나무를 금강장이라고 하는데 죽은 사람의 관에 넣는 지팡이를 붉나무로 만들었다. 시체를 화장한 뒤에 뼈를 줍는 젓가락도 붉나무로 만든다.
붉나무는 식물계 속씨식물문 쌍떡잎식물강 옻나무과의 나무이다. 전국의 산야에서 잘 자란다. 오배자나무, 굴나무, 뿔나무, 불나무 등으로도 불린다.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이다. 학명은 Rhus javanica L.이다.
나무는 지름이 10∼15㎝, 높이는 5∼9m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며 굵은 가지가 드문드문 나온다. 작은 가지에는 노란빛을 띤 갈색털이 있으며 밀생한다. 수피는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를 하고 홀수 1회 짝수겹잎이다. 잎의 길이는 30∼40㎝로 잎줄기에 날개가 있다. 소엽은 7∼13개로 달걀 모양으로 굵은 톱니가 있고 뒷면에 갈색 털이 있으며 뾰족 끝 또는 짧은 뾰족 끝이다. 소엽의 길이는 5∼12㎝, 너비는 6∼25㎝이다. 가을에 유난히 붉게 물든다.
꽃은 암수딴몸으로 원뿔꽃차례가 가지 끝에 달린다. 7∼8월에 황백색의 꽃이 핀다. 꽃받침과 꽃잎은 5∼6개, 수술은 5개이다. 암꽃에는 발육이 불완전한 5개의 수술, 3개의 암술대, 1실의 씨방이 있다. 붉나무 꽃에는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매우 중요하며 붉나무 꿀은 빛깔이 맑으며 맛과 향기가 좋고 약효가 높다 하여 보통 꿀보다 비싸다.
열매는 꽃이 지면 속에 단단한 종자가 들어 있는 상태로 지천으로 달리는데 황갈색의 잔털로 덮여 있으며 10월에 황적색으로 익는다. 신맛과 짠맛이 돌며 백색 껍질로 덮여 있다. 염분을 축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열매에서는 짠맛이 나서 과거에 소금이 귀한 시절에 소금 대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열매에 진딧물과의 오배자면충이 기생하여 만든 벌레혹을 오배자라고 하며, 타닌 성분이 많아 전통시대에는 잉크·염료 등의 원료나 한약재로 쓰기도 했다.
벌레혹은 오배자라하여 옛날부터 피를 멎게 하거나 염증을 치료하는데 널리 사용하였으며 잎이나 껍질에서 나오는 하얀 진은 화상이나 피부병, 곪은 상처를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다. 특히 화상에 붉나무에서 얻은 흰 진을 바르면 흉터를 남기지 않고 잘 낫는다. 붉나무 껍질과 잎은 급성이나 만성 장염에 특효약을 잎을 잘게 썰어서 물엿처럼 될 때가지 진하게 달여서 먹으면 신통하다고 할 만큼 잘 낫는다.
동의보감에는 “오배자 속의 벌레는 긁어 버리고 끓는 물에 씻어서 사용하는데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 또는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하며, 어린이의 얼굴에 생긴 종기, 어른의 입안이 헌 것 등을 치료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붉나무 추출물을 포함하는 당뇨병 치료 또는 예방용 조성물 등에 관한 특허가 있다.
열매에는 타닌이 50~70% 함유되어 있으며 유기몰식자산과 수지, 전분등이 들어있다. 유기물에는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 등이다. 열매는 생약명을 염부자라고 하며 맛은 시고 약성은 시원하다. 수렴, 자사, 화담의 효능이 있고 해수, 황달, 이질, 완선, 두풍 등을 치료한다.
뿌리는 생약명을 염부자근이라고 하여 발열, 해수, 하리, 수종, 류머티즘에 의한 동퉁, 타박상, 주독에 효용이 있다. 잎은 염부엽으로 수렴, 해독, 진해, 화담의 효능이 있다.
붉나무 열매는 가운데에 단단한 씨가 있고 그 주위를 과육이 둘러싸고 있는데, 가을이 깊어갈수록 이 과육은 소금을 발라놓은 것처럼 하얗게 된다. 붉나무는 예전에 집에 있는 소금이 바닥나고 소금장수의 발길도 끊어져 바닷물을 정제한 소금을 구할 수 없을 때 대용으로 염분을 구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또 붉나무 지팡이를 금강장이라고 하여 불가에서 붉나무를 신성하게 여겨 영목이라 부르고 수행할 때 일체의 번뇌를 불살라 버리는 영험이 있다고 하여 스님들이 지팡이를 만들어 짚고 다녔다.
후박나무, 울릉도 호박엿의 원재료이었고 진해거담제로 쓰이는 (0) | 2019.12.03 |
---|---|
소귀나무, 열매만 먹고도 생존 가능한, 구내염과 출혈 타박상에 효과 (0) | 2019.11.29 |
굿 할 때 쓴 굴거리나무, 소화가 안 될 때 복용 (0) | 2019.11.23 |
굴피나무, 껍질로 고기 잡고 임금님의 관으로 근육통에 효과 (0) | 2019.11.22 |
누리장나무, 냄새 나지만 고혈압, 천식에 좋은 나무 (0) | 2019.11.21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