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송, 소나무가 아닌 일본 나무
금송은 우산같이 생긴 모양의 소나무로 일본의 고유종이다. 영어명도 Japanese umbrella pine이다. 낙우송과로 근연종이 없는 살아있는 화석이다. 잎 뒷면이 황백색을 띠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금송이란 이름 때문에 흔히 금빛 나는 소나무로 알고 있지만, 소나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별개의 나무다. 식물학적으로는 낙우송과의 금송속으로서 세계의 다른 어떤 곳에도 없고 오직 일본열도의 남부지방에만 자란다. 낙우송과의 대표적인 나무가 메타세콰이어다.
금송이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대표적 항일유적지인 충남 아산 현충사와 금산 칠백의총을 비롯하여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에서도 4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018년에야 도산서원과 현충사에서 퇴출되어 밖으로 옮겨 심어졌다.
상록침엽교목으로 높이는 30m까지 자란다. 지름이 1m에 이른다. 수피는 회갈색으로 길게 벗겨진다.
바늘잎은 두 개씩 묶여서 15~40쌍이 촘촘하게 돌려난다. 2개의 잎이 합쳐져 두꺼우며 양면에 홈이 나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3~4월에 피는데, 수꽃은 둥글고 암꽃은 타원 모양이며 가지 끝에 달린다. 열매는 2년 후에 성숙하며 구과로 길이 5~12cm이다.
금송은 일본인들이 예부터 신성하게 여긴 나무로서 그들의 역사책 <일본서기>에도 등장하며 일본 왕실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이 나무는 일본의 5대 신성한 나무 중 하나이다. 일왕이 참석하는 기념 식수에서 금송을 흔히 심으며, 친왕의 인장을 금송으로 만들기도 했다. 금송은 자라는 곳부터 쓰임까지 일본을 떼고는 말할 수 없는, 일본을 상징하는 나무다.
20세기 초 지금의 청와대 자리인 조선총독부 총독관저에는 그들이 좋아하는 금송을 심고 일제강점기 내내 가꾸어오고 있었다. 1971년 박 대통령이 청와대 뜰의 금송을 현충사 등 3곳의 유적지마다 한 그루씩 내려보낸 것이 지금 현충사의 금송이다.
키가 수십m까지 자라는 이 나무는 목재로 잘 썩지 않으며 특히 습기가 많은 장소에 오래 견딜 수 있다. 그래서 궁궐의 기둥, 관재 등에 쓰이며 충남 공주 무령왕릉의 관재도 금송을 수입하여 만들었다.
금송은 천천히 자라는데 씨가 발아하는데 1~2년이 걸리며 조경에서 묘목이 성숙한 크기에 도달하는 데 100년이 걸릴 수 있다. 정원에 심으면 천천히 자라지만 눈에 띄게 아름다운 나무이다.
일본에서는 나무가 교토의 불교와 관련이 있다. 사실, 수 세기 전에 일본의 금송이 교토 사원의 중심에 있었고 기도하는 곳이 되었다. 일본의 나무와 관련된 전설에는 나무를 치는 여성들이 건강한 아이들을 임신할 것이라는 미신이 있다. 후지산 일대의 주민들은 영혼을 살아있는 땅으로 인도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 금송을 심었다.
나무는 수분에 견디는 힘이 강해 일본에서는 목욕통으로도 쓰고 있다. 나무 껍질은 선박이나 물통의 물 새는 틈을 막는데 사용하고 있다.
금송을 키우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좋은 장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가 천천히 자라더라도 충분히 넓은 공간을 남겨 두어야 한다. 높이가 크게 자라기 때문이다.
나무는 거의 모든 노출에 견딜 수 있으며 태양, 부분 태양 및 반그늘에서 생장할 수 있다. 그러나 햇볕이 적당한 데가 가장 좋다. 강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장소가 좋다. 금송은 수분을 잘 관리하는 유기질의 풍부한 토양이 필요하다. 이 나무를 심기 전에 토양에 두꺼운 퇴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