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솔, 해변을 지키는 소나무
곰솔은 해송, 흑송이라고도 하는데, 줄기와 가지가 검은 빛을 띠는 소나무 종이다.
곰솔은 검은 소나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을 추정된다. 즉 곰이란 말의 처음 형태는 거머(검)이다. 거머는 곰이 검은색을 가진 동물인 데서 유래된 것이다. 거머는 고모->곰으로 변해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동물 곰을 가리키는 말로만 쓰이지만, 옛말에는 검다라는 뜻의 접두어로도 쓰였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반도 중부 이남 해변이나 해안 산지에서 잘 자란다. 해송으로 익숙하다. 해송은 바닷바람을 좋아해 자연적으로 바닷가를 따라 자생하고 있다.
곰솔은 상록침엽교목으로 높이가 25m, 지름이 1.5m까지 자란다. 수피는 흑갈색이고 겨울눈은 회백색이다.
잎은 짧은 가지 위에 2개씩 나며 길이 9~14cm, 폭 1.5mm로 소나무 잎보다 굵은 편이다.
꽃은 4월 말경에 곰솔의 가지 끝에는 막대기 모양의 잎이 길게 자라는데, 그 끝에는 1개 내지 몇 개의 암적색을 띤 작은 타원형 암꽃(구화)이 달린다. 한편, 어린 가지의 밑부분에는 이보다 큰 타원형의 황색 수꽃이 뭉쳐져 있다.
암꽃은 육질의 비늘조각(종린)이 나선 모양으로 밀생되어 있는데, 그 각각에는 2개씩의 밑씨가 생긴다. 은 암수한그루이며, 수꽃송이는 긴 타원형, 길이 1.5cm로 각 비늘 조각 안에 2개의 꽃밥이 있다. 암꽃송이는 난형에다 자색이며 새순 위에 붙는다.
열매는 구과로 난형이며 이듬해 가을에 익는다. 구과의 길이 45~60mm, 지름 30~40mm이다.
곰솔은 보통 바닷바람이 많은 바닷가 숲에 흙이 깊고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는 나무다. 해풍에 강한 내염성 수종으로 바닷바람이 심한 곳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림으로 식재하기도 한다. 내건성이 강한 편이나 석회암 토양에는 부적당하다. 생장 속도와 내공해성은 중간이며 소나무보다 이식이 용이하다.
곰솔은 바닷바람에 견디는 힘이 대단히 강해서, 남서 도서지방에 분포하고 있으나 울릉도와 홍도에서는 자생하지 않는다. 울릉도에서 자라고 있는 곰솔은 인공적으로 심은 것이다.
제주도와 다도해의 각 섬,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충청남도, 경기 해안 등지의 해발 550m 이하에서 잘 자란다. 소나무보다 더 따뜻한 생육환경이 요구되므로, 동쪽은 울진, 서쪽은 경기도 남양까지에서 자란다.
면적이 좁은 섬에 분포하여 있는 곰솔은 지리적 격리와 소집단이라는 이유로 유전적 분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소나무와 곰솔이 접촉하는 경계에는 두 수종간의 잡종인 중곰솔이 자주 나타난다. 이 잡종은 빠른 성장을 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곰솔이 소나무의 분포영역을 침범하여 들어갈 수 없고, 소나무는 곰솔의 생육영역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뚜렷한 분서현상이 있다.
곰솔은 바닷가에서 자라기 때문에 배를 만드는 재료로 이용되었다. 나무껍질 및 꽃가루는 식용으로 쓰이고, 송진은 약용 및 공업용으로 사용된다. 또한, 곰솔 숲은 바닷가 사구의 이동방지 효과가 있어서 특별히 보호되고 있다.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며 목재는 건축재, 침목, 선박, 펄프재 등으로 이용한다.
노거수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곰솔에는 제주시의 곰솔, 익산 신작리의 곰솔, 부산 수영동의 곰솔, 무안 망운면의 곰솔 등이 있다.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곰솔은 수령이 500년이 넘은 것으로 보이며 높이가 28m에 이른다. 천연기념물 160호로 지정되어 있다.
완도군 보길도 예송리의 상록수림은 길이만 740m. 넓이 30m에 이르는 숲으로 300년동안 방풍림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예송리 사람들은 이 숲을 장림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가장 흔히 본 해송 숲은 강릉 지역이다. 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송은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